끊임없이 그는 고통받고 있었다. 어떤 여자와도 행복을 느낄 수 없었다. 의심이 그를 괴롭혔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 이전에 이 여자를 사랑했던 다른 남자들과, 자신과 헤어져 훗날 이 여자와 사랑하게 될 또 다른 남자들에 대한 생각에 항상 사로잡혀 있었다. 모든 것이 꿈처럼 사라져버렸다거나 그의 품 안에서야 비로소 삶과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는 등의 거짓말 없이는 되는 게 없었으며, 바로 엄청나고 영원한 여자들의 거짓말에 그는 괴로워 미칠 지경이었다.
여자들은 그에게, 지난 과거는 순전히 착오에 불과했다고 거짓말을 해댔다. 아! 그 여자들이 그 누구와도 사귀지 않았다니, 그건 그 여자들이 기만당했다는 것 아니야, 그 여자들은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 아니겠어? 나를, 그래, 단지 나만을 찾았고 결국 나를 찾았을 땐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고. 그러나 그는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는 자기 이전에 어떤 남자가 구애를 했는지, 어떤 남자가 그녀와 깊은 관계를 가졌는지를 알아야만 했다. 그리고 그는 여자들의 답변을 들을 때마다 부들부들 떨었다.
"난 모든 것을 잊었어요. 지난 과거의 일은……."
그러나 그 여자들이 이렇게 말하고 있는 동안, 그는 지나간 과거의 형상들이 그녀들의 기억 속에서 줄지어 흐르고 있는 것을 느꼈다. 마치 자신의 지난 일들이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듯이…….
=>결코 행복할수 없는 남자군요.-.쪽
"정체를 알 수 없는 신이여,
내게 세 번이나 경고했음에도 내가 세 번씩이나 믿지 않았지만
나보다 힘이 강하기에 이렇게 몸을 낮추겠소.
그러나 나를 파멸시키기 전에
당신의 정체만이라도 알려주시오."
밤을 가르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몸을 휘감듯이 가까이서
동시에 측량할 수 없이 멀고 먼 곳으로부터.
내가 누구인지를 인식하였던 사람은 아직 없지만
나는 수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무신론자들은 나를 운명이라 부르고
얼간이들은 우연이라 부르고
경건한 자들은 하느님이라 부른다.
그러나 스스로 현명하다고 여기는 자들에게 나는 힘이다.
모든 날의 태초에 존재하였고
영원히 모든 사건 속에 끊임없이 작용하는 힘이다.
"그렇다면 내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나는 당신을 원망치 않을 수 없소."-.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