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가를 중심으로 칙릿(chick-lit) 열풍이 불고 있다. 칙릿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제인 스프링 다이어리> <쇼퍼홀릭> <달콤한 나의 도시> 등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책들을 일컫는다.

젊은 여성을 뜻하는 칙(chick)과 문학(literature)의 릿(lit)을 합한 신조어다. 1990년대 중반 영국에서 등장한 이후 미국과 유럽으로 퍼진 칙릿, 칙북(chick book)이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로렌 와이스버거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출간한 지 세 달 만에 16만 부가 팔렸다.


최근 출간된 <제인 스프링 다이어리> 역시 20~30대 여성들의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추가됐다.

 애초 칙릿의 원조를 꼽자면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들 수 있겠다. 영국 여기자 헬렌 필딩의 소설인 이 작품은 르네 젤위거와 콜린 퍼스·휴 그랜트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역시 앤 헤서웨이와 메릴 스트립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원작의 인기를 능가할 준비를 마쳤다. <쇼퍼홀릭> <제인 스프링 다이어리> 역시 영화화 결정이 된 상태다.

 대부분의 칙릿 소설은 출간과 동시에 영화 결정이 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선 이미연·이태란 주연 영화 <어깨 너머의 연인>이 칙릿의 분위기에 근접해 있다. 이 영화는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하지만 사랑과 일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여자로 살아가면서 겪는 고민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칙릿에 열광하는 독자들의 구미를 당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벌어진 '된장녀' 논란 역시 칙릿 열풍과 무관하지 않다. 된장녀에 대한 시각과 논평은 여러가지로 나눌 수 있겠으나 확실한 것은 자본주의 경쟁 체제의 사회에서 고군분투하는 '달라진 여성'들이 칙릿 소설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같은 칙릿 붐은 소설의 인기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영화와 드라마, 쇼 프로그램 등으로 확장되며 지속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소설 외에 서은영 장윤주의 <스타일북> 안은영의 <여자생활백서> 남인숙의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처럼 자기계발서로 번져 나가고 있다.

 김성신 출판평론가는 칙릿의 인기에 대해 "주 타깃인 20~30대 커리어우먼들이 일과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주인공들을 통해 감정 이입을 쉽게 하기 때문"이라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경우 악마 같은 상사를 모시면서 주인공은 핍박과 설움(?)을 당한다. 그런 것을 보며 위안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진 무비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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