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그림 속으로 들어가보자! - 동화로 읽는 그림 이야기 I need 시리즈 13
김기정 글, 김윤주 그림 / 다림 / 2000년 12월
구판절판


"얘들아, 이 그림도 400년 전 브뢰겔의 그림이다. '시골의 결혼 잔치'를 그렸던 그 사람이지. 그 때도 우리랑 비슷한 놀이를 했다니까 재밌지 않니?"
정말 그랬어요. 아니 똑같은 놀이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진짜로 외국 아이들도 이렇게 놀았나?"
"어떻게 우리하고 같은 놀이를 했지?"
이제까지는 '외국 사람들은 나랑 생김새도 다르니까 생각도 다르고, 사는 것도 다르겠지.'라고만 생각했거든요.
"이 속에 있는 놀이는 몇 가지나 될까?" 하고 선생님이 물었을 때, 우리는 모두 질리고 말았어요.
하나, 둘, 셋…… 그 많은 걸 어떻게 세냐고요. 우리들은 그림 속의 놀이들을 찾느라 몇 가지인지는 미처 생각도 못했죠. 아무튼 그냥 엄청 많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선생님은,
"놀이 종류만 75가지."
라고 짧게 말씀하셨어요. 그 때 우리들은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답니다. -.쪽

그 날 오후 내내, 우리 반 아이들은 75가지나 되는 놀이를 찾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곳곳에 널려 있는 놀이를 찾으면서 우리는 정말 신이 났거든요.
어느덧 누가, 언제, 왜 이런 그림을 그렸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놀이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거든요.
자세히 보고, 하나하나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면 분명 그 속에는 미처 알지 못한 새로운 것들이 숨겨져 있어요. 이건 내가 그림을 보기 시작하면서 이제 막 발견한 거랍니다.-.쪽

내가 모은 그림을 본 친구들은 저마다 생각이 다 달랐어요. 멋지다고 감탄하기도 했지만, 별것 아닌 것처럼 여기는 아이도 있었어요.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도 사람마다 다르다는 게 확실히 증명되었어요.     
그림을 세세하게 그리든, 굵은 선으로 그리든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예쁘다고 해서 그것이 곧 아름답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나를 더욱 헷갈리게 하는 것은 아름답다는 것이 시대마다 나라마다 다르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쪽

나는 다 빈치의 모나리자와 우리 나라 미인도에 나오는 여인 사이에 어떤 공통점이 없을까 하고 한참 동안 그림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렇지만 비슷한 점은 찾을 수 없었어요.
결국 내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단 하나뿐이었어요.
모든 것이 아름다울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세상에는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아요.
북한산을 오를 때 보았던 안개 속의 계단, 나를 향해 활짝 웃어 주는 줌줌 선생님의 얼굴, 맛있는 탕수육을 만들어 주시는 엄마의 뒷모습, 시골 외갓집에 갔을 때 보았던 저녁 노을, 그리고 내가 소중히 모은 그림들 등등.
정말 머리가 아파요. 사람마다 아름다움을 보는 눈은 왜 다를까요? 같을 수는 없을까요? 이 궁금증은 정말 오래도록 좀처럼 풀릴 것 같지 않습니다.
하기야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느낀다면 지루하겠지요? 재미도 없고, 의견을 나눌 필요도 없고요.
어쨌든 정말 그림을 보는 것은 그림과 나만의 대화인가 봐요-.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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