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우유와 소보로빵 마음이 자라는 나무 8
카롤린 필립스 지음, 전은경 옮김, 허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커피우유와 소보로빵은 제가 좋아하는 것 중에 하나랍니다. 특히나 소보로빵은 신랑과의 추억이 함께 있어서 더 좋은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이 책은 책 제목만 보고 선택하게 된 책이예요. 하지만 이 책은 저의 달콤한 추억과는 상관없는 씁쓸하고 고통스러운 외국인 노동자와 인종차별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었습니다.

쏘냐 가족과의 불꽃놀이 구경에 한창 부푼 마음을 가진 샘에게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바로 청소년으로 보이는 소년들이 샘의 집에 돌과 화염병을 던진 사건이 발생하게 되어요. 바로 샘이 자신들과 다른 색깔을 가진 흑인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왜 자신이 이런 대우을 받아야하는지 이해못하는 샘에게는 불붙은 곰으로 인해 얻게된 눈에 보이는 화상의 상처보다 눈으로 볼수 없는 마음의 상처가 더 깊어갑니다.

샘의 부모는 아프리카에서 살던 흑인이었습니다. 어느날 나라의 내전으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독일로 오게 되어 결혼하고 샘이 태어나면서 독일에서 정착해 살아가는 사람들이예요. 샘은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피부 색깔 때문에 독일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랍니다. 만약 샘이 흑인이 아니라 미국인과 같이 피부가 하얀 외국인이었다면 이런 대우를 받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샘의 부모는 자식에게 전쟁과 가난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독일을 선택했지만, 독일 또한 샘에게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사건이 있기전에도 샘은 자신의 피부색으로 인해 보리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보리스는 샘의 피부 때문에 '커피우유'라는 별명을 부르며 놀리고, 샘은 자신의 상상속으로만 보리스를 하얗기 때문에 '소보로빵'이라고 놀립니다.

사건이 있는날도 자신이 그렇게 당하고 있을때 보리스와 보리스의 아버지가 그냥 지켜보고 있다는데에서 분노를 느낍니다. 아니 보리스 가족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행동에 야단을 치지 않고 그냥 쳐다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들에게보다 더 분노를 느꼈겠지요. 그 기분은 샘이 학교에서 보리스에게 놀림을 받을때 아무도 보리스에게 직접 뭐라고 이야기하지 않는 친구들에게 느끼는 감정과 같지 않나 싶어요.

샘의 선생님은 보리스에게 그냥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도 잘못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직접 돌을 던지지 않았을뿐 마음으로는 함께 돌을 던졌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들은 외국인 노동자들 때문에 일자리를 잃었다고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니깐요. 솔직히 샘의 가족을 이해하는것처럼 보이는 쏘냐 엄마조차도 그런 생각을 품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답답한 마음이 들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른들의 문제일뿐 아무 죄없는 아이가 고통을 받는다는것을 깨닫게 된 보리스의 아버지는 서서히 닫힌 마음을 열게 되고, 더러워져서 더이상 가질수 없게된 샘의 곰을 깨끗이 씻어 다시 샘에게 돌려줍니다. 어쩜 보리스의 아버지는 더러워진 곰을 씻어내는것이 아니라 자신의 더러운 마음을 그 때 씻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보리스 또한 샘이 당한 사건으로 인해 자신과 샘의 관계를 다시 바라볼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그동안 샘을 놀렸던것은 단순히 샘의 피부 때문이 아니라 항상 샘에게 뒤지는 자신에 대한 열등감을 샘에게 분풀이를 한것이었어요.

사실 보리스가 샘을 괴롭히게 된 원인은 어른에게 있는것 같습니다. 보리스의 부모가 보리스에게 왜 흑인아이에게 지냐는 식으로 보리스에게 야단을 쳤으니 말이지요. 처음부터 아이들에게는 피부색에 대한 편견은 없었을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고 있는 주위 환경이 잘못된 사고를 키우게 하는것 같습니다.

보리스는 점점 샘을 이해하고,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는 훌륭한 경쟁자가 있어야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샘과 화해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샘의 다치지 않은 왼손과 자신의 오른손으로 피아노 연주를 하며 인종을 넘어 아름다운 하모니로 여러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연주를 하게 되어요. 저 역시 이 장면에서는 가슴이 뭉클하더군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실정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그러다보니 불법으로 들어온 노동자들도 있지만, 이제는 예전보다 더 자주 외국인 노동자들을 길거리에서 만날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 역시 백인이 아닌 다른 인종에 대해서는 경멸과 차별적인 언행을 서슴없이 취하고 때론 불법임을 이용해 그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기도 합니다.

책 속에는 쏘냐 아버지와 보리스 아버지를 내세워 해결책을 제시하려 합니다. 그들은 처음엔 자신들과 상관없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그들과 이웃이 되고 생활하면 점차 이해하는 과정에서 마음을 열고 같이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저는 쏘냐와 보리스를 통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걸어보았습니다.

세상을 바라볼때 이해와 관심이 함께 한다면 더 이상 샘이 받았던 상처를 또 다른 제 2의 샘과 같은 아이가 생기지 않을거라 생각해 봅니다.

*

책속의 단순한 일러스트 속에는 세상으로부터의 소외감과 고독감이 느껴져 책과 잘 어울렸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