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명의 마음을 울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이옌 지음, 이은희 옮김 / 리베르 / 2005년 12월
절판


사랑이란 두 사람이 함께 이뤄나가는 아름다운 꿈이며 두 사람이 함께 걸어가는 풍경이 있는 길이다.
불가의 말에 따르면 갠지스강가의 모래알과 같은 존재인 사람은 망망대해의 세상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인연을 찾아 헤맨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는 언제나 장미의 낭만과 백합의 향기가 묻어난다. 그들의 눈빛 속에는 미묘함과 경이로움이 가득 차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을 때의 따뜻함, 꼭 껴안을 때의 포근함, 귓가에서의 속삭임들……. 이 모든 것들은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생명을 이룩하는 과정이다. 이 모든 순간순간들이 더해져야 비로소 특별하고도 아름다운 둘만의 세계가 열리게 된다.
사랑은 젊은 날의 길고 긴 방황 끝에 문득 찾아온다. 자꾸만 관심이 가고 자신도 모르게 자꾸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은 사랑이 찾아왔다는 표시이다. 사랑에 빠져드는 느낌은 사람을 황홀하게 만들고, 두근대는 가슴은 당장이라도 붕붕 날아오를 것만 같고, 그리움은 머릿속에 하루 종일 한 사람에 대한 생각만 맴돌게 한다.
때로는 사랑의 꿈이 깨지기도 하고, 풍경이 있는 길에 비바람이 몰아치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끼리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한다.
원래 세상일이란 것이 항상 사람의 뜻대로 되지 않듯이 사랑에도 아쉬움과 부족함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팔이 없는 비너스처럼 아쉽고 부족한 사랑도 아름답다!-.쪽

언제부터인가 째깍대던 시계소리마저 멈추어 있었다. 대체 얼마나 긴 시간이 흘렀는지, 바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우리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내게는 오로지 그와 한 장의 기차표가 있을 뿐이었다. 생명의 불빛도 점점 잦아들고 있었다. 배고프고 입술은 탁탁 갈라져 타는 듯하고 온몸에 힘이 빠져 눈앞이 아득해왔다. 그는 내 의지가 약해지고 있음을 눈치 챈 듯 내게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바닷가에 가면 초록빛 파도에 막혔던 가슴이 탁 트일 거라고, 그리고 밤에는 손잡고 해변을 거닐면 정말 낭만적일 거라고, 소수민족이 사는 남쪽에 가면 해마다 그들이 여는 축제에 참가하자고, 가을엔 귤 농장에 가서 새콤달콤한 귤을 잔뜩 따 먹자고……. 그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내 눈앞에는 바닷가가, 축제의 장면이, 그리고 싱그러운 귤 농장 등이 하나하나 펼쳐졌다. 그의 이야기는 내게 다시 희망을 주었다. 몸 안에 따뜻한 온기가 퍼지는 듯하더니 얼굴까지 상기되는 듯했다.
그는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생명의 불씨로 내게 희망의 촛불을 밝혀 주었다. 이 촛불은 악몽의 현장을 벗어날 때까지 계속해서 나를 밝혀주었다. 7월 31일 이른 아침(이는 나중에야 안 사실이다), 드디어 우리 몸 위에 있던 벽이 치워지고 밝은 햇살이 온몸에 쏟아졌다. 마치 긴 악몽에서 깨어난 듯한 기분으로 "우린 살았어!"라고 외쳤다.
그러나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린 순간 나는 온몸이 굳어버릴 것만 같았다. 그의 상반신 오른 쪽이 무참히 뭉개져 있고 흥건한 피가 잔해 위에 굳어 있었다. 그는 나를 잠깐 바라보고는 편안한 미소를 머금은 채 눈을 감았다. 그는 사력을 다해 강한 의지와 깊은 사랑으로 그토록 두렵고 견디기 어려운 3일 밤낮 동안 나를 지켜주다가 내가 구출된 모습을 보고서야 안심하고 떠난 것이다.-.쪽

그대 날 사랑해야 한다면 아무런 바람 없이 사랑을 위해서만 사랑해 주세요. "그녀의 미소와 미모, 부드러운 말씨 때문에, 내 생각과 잘 어울리는 재치 있는 생각 때문에, 그런 날엔 평안한 즐거움을 느꼈기 때문에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하지 마세요. 그렇게 수놓은 사랑은 그렇게 풀어질 수도 있답니다.

-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쪽

어떤 이는 결혼은 새장이라 하고 어떤 이는 결혼은 성(城)이라고도 한다. 결혼은 어쩌면 사랑을 조건으로 하고 평생을 기한으로 하는 계약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떤 이는 결혼은 사랑의 무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만약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사랑은 무덤도 없이 스러져야 하지 않겠는가?
결혼을 하면 그동안의 환상은 깨지게 되고 곧 갖가지 현실에 부딪히게 된다. 살아갈 집을 마련해야 하고, 그에 따른 생활비도 필요하게 되고, 아이를 낳으면 자녀 교육비 등 금전적 문제들을 해결해야한다. 서로를 간절하게 그리워하며 함께 있고 싶어 하기보다는 이제는 별 수 없이 남은 평생을 의지하고 살아가기도 하고 사랑 보다는 정에 기대어 살아가는 관계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열정이나 로맨스에서는 점점 멀어지지만 잔잔한 감동과 감사의 마음은 늘어나게 된다.
사랑이란 격정이 넘치거나 비장한 것일 수도 있다. 또 단지 은은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일 수도, 혹은 밥 한 끼나 연탄 한 장처럼 소박한 것일 수도 있다.
중국 고사에 '십년간 수행을 하면 같은 배를 타고, 백년간 수행을 하면 같은 베개를 벤다'고 했다. 이렇게 깊은 인연으로 만나 부부가 된 사람들은 서로를 의지하고 도우며 살아야 한다. 결혼생활이 평범하다고 해서 사랑이 어디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결혼은 사랑을 기반으로 하며 사랑은 일생을 통해 완성해나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쪽

그게 무슨 인생인가, 근심으로 가득 차 멈춰 서서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양이나 젖소처럼 나뭇가지 아래 서서 물끄러미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숲을 지나다가 다람쥐가 풀밭에 도토리 숨기는 걸 볼 시간이 없다면
한낮에도 밤하늘처럼 별들로 가득 찬 시냇물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미인의 눈길에 돌아서서 그 아름다운 발걸음을 지켜볼 시간이 없다면
눈에서 시작된 미소가 입가로 번질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면
가련한 인생 아니랴, 근심으로 가득 차 멈춰 서서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 윌리엄 헨리 데이비즈-.쪽

당신은 얼마나 많은 아침 태양을 보며 희망을 다지고, 얼마나 많은 저녁 노을을 바라보며 황혼의 평온함에 숙연해졌는가. 또 봄이 왔을 때 홀로 얼마나 많은 새싹 향기를 맡고, 가을에 얼마나 많은 낙엽이 머리에, 어깨에 앉도록 가만히 있어보았는가? 꽃이 피었다가 지기를 반복하듯 생명도 피었다가 지기를 반복한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인생에도 아침 태양이 있는가 하면 황혼이 있고, 새싹 돋는 봄날이 오는가 하면 낙엽 지는 가을이 온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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