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토크쇼는 미국 텔레비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문화가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대중의 목소리를 끌어냈다'는 토크쇼의 의미와 영향에 대한 연구도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그 주제가 너무나 다양했기 때문에, '토크쇼가 문화수준과 정치의식을 떨어뜨리는 것은 아닌가'라는 점에 대부분의 연구가 초점을 맞추었다. 예컨대 히튼(Heaton)과 윌슨(Wilson)의 주장에 따르면, "토크쇼는 게스트를 노골적으로 조작하고, 진실이라는 기본적인 도덕률마저 무시하며, 관음증을 유발해서 인기를 끌려는 얄팍한 프로그램으로서", 판에 박힌 감상적 이야기를 퍼뜨리며 공공토론의 수준을 떨어뜨린다. '개인의 삶을 지나치게 공개하는 토크쇼의 특징이 진정한 공공영역을 위협하고 여성을 정형화시키며, 희생자의 문화를 조장하고 개인의 삶을 상품화시킨다는 것'이 비판적 학자들의 일반적 지적이었다. 하지만 토크쇼를 '공공영역'에 대한 관습적 정의에 의문을 제기하는 현상으로 이해해달라고 촉구하는 분석가들도 있었다. 토크쇼에 대한 청중의 반응을 면밀히 분석한 리빙스턴과 런트는 토크쇼가 공공영역의 범위를 실제로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쪽
공공의 영역은 동질적 구성원으로 이뤄져야 하고 그 구성원들은 정통한 의견을 갖고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고전적 자유주의의 입장이라면, 토크쇼의 시청자는 이질적인 복수(複數)의 대중이며 불분명한 의견과 신상이야기로, 심지어 감상적으로 공공의 영역에 뛰어든다. 따라서 자유주의 이론가들이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주제들까지 공공의 토론장에 끼어들 수밖에 없었다. 한편 샤터크(Shattuc)는 토크쇼가 여성을 억누르기는커녕, 복잡하지만 언제라도 깨질 수 있는 역학관계에 참여시켜 '여성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토론할 장을 제공하며, 목소리 없는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고 주장했다. 이런 식의 결론에 따르면, 젠더(gender)를 고려하지 않은 '공공영역'의 개념은 수정되어야 마땅하다. 끝으로 조슈아 갬슨(Joshua Gamson)의 주장에 따르면, 토크쇼는 젠더와 섹슈얼리티라는 개념을 해체해서 성적 소수자에 대한 우리 생각을 바꿔놓았고, 그 결과 소수를 좀 더 평등한 관점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쪽
오프라 현상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방식
문화분석은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접근할 수 있다. 첫째, '윤리'라는 영역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달리 말해 문화가 가치관을 통해서 혹은 우리에게 동기를 줘서 우리 행위를 일정한 방향으로 끌어가는 강력한 상징적 존재를 통해 '목적의식'과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과 관계가 있다는 의미다. 이런 접근법은 가치관과 관습 혹은 교훈극을 통해서 우리를 사회에 묶어두는 힘으로 문화를 파악하는 경향을 띤다. 여기에서 '의미'는 이런 가치관과 중요한 상징적 존재 및 교훈극을 옹호하고 모방함으로써 사회ㆍ문화적 공동체에 자아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가능하다.-.쪽
둘째, 접근법은 문화와 윤리의 관계에 개의치 않는다. '무엇이 가치 있고 합리적인가를 규정짓기 위해서 다양한 집단이 투쟁하는 장이 바로 문화'라고 생각하는 접근법이다. 따라서 그런 규정을 제도화하기 위한 배척과 포용의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있게 마련이다. 대중문화는 저항, 권력 분산, 상징적 폭력 등의 전략들이 발휘되는 장으로 해석된다. 이런 접근법에서 '의미'는 자신의 행위에 정통성을 부여하면서 타인의 문화를 거부하는 행위자들이 동원하는 수단이다. 셋째, '의미'를 텍스트에 고스란히 반영하거나 왜곡해서 나타나는 사회력(social force, 사회를 움직이는 힘)으로 해석한다. 사회력은 제도, 경제, 법, 사회, 조직일 수 있다. 텍스트가 생산되는 전후 맥락을 통해 텍스트가 분석된다는 점에서 사회력은 의미를 설명해줄 수 있다. 텍스트가 '누구에 의해서, 누구를 위해서, 어떻게 생산되느냐'에 따라 텍스트 생산의 주요 변수가 달라지므로, 텍스트의 '의미'를 설명할 때도 이런 점들이 고려되어야 한다.-.쪽
오프라 윈프리의 성공이 남다르게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모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유명한 영화에 출연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요약하면 그녀의 성공은 대중 앞에서 잔혹할 정도로 솔직하게 말하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삶을 끊임없이 팔아서 얻은 성공이다.-.쪽
"나는 흑인 여성으로 태어났다. 내 삶에서 모든 것이 이런 숙명의 틀 안에서 만들어졌다. 나는 이런 숙명을 경이로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이 숙명을 성스럽게 생각한다. 나는 '흑인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숙명에 무엇을 빚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던진다." 따라서 흑인 공동체에 속한다는 거듭된 주장과 여성의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자기선언적 약속은 그녀의 문화행위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는 열쇠이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공동체와의 관계가 오프라의 삶과 문화적 창조행위를 구체화시킨 핵심적 아비투스인 셈이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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