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과 서른살은 열정의 온도가 다르다
박은몽 지음 / 다산북스 / 2006년 7월
절판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라고 노래했던 기형도의 시처럼 저녁 거리마다 청춘을 세워두고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지만 한 번도 스스로조차 제대로 사랑하지 못했던 우리들의 20대.
스무 살 시절, 우리는 언제나 두 갈래 길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가고 싶은 길과 갈 수 없는 길,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현실과 이상, 진실과 야망 사이에서 늘 흔들리고 상처입고 어리둥절해하곤 했다.
그러나 서른이 되면 우리들은 조금씩 현명해진다. 마음을 어지럽히던 수많은 생각들 중에서 버려야 할 것과 끝까지 지켜야 할 것들을 구별해내기 시작한다. 어떤 이는 '인생 뭐 별거 있나, 남들 하는 대로 사는 거지' 하며 현실과 타협해버리기도 하지만, 어떤 이는 진정으로 원하는 일, 해야 하는 일 한 가지를 발견해낸다. 누구에게는 그 한 가지가 사랑일 수도 있고, 가정일 수도 있고, 일일 수도 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의미일 수도 있다.-.쪽

분명한 것은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는 삶과 자신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한 가지에 매진하는 삶은 천양지차라는 것이다. 오직 자기 길을 발견하여 모든 것을 쏟아 부으며 살아갈 때 하루하루를 가슴 벅차게 채울 수 있다. 불완전연소된 양초처럼 미지근하게 살다 가기엔 우리에게 남은 젊음이 너무나 진실하고 소중하지 않은가?
이제 서른이라면, 30대라면 스스로조차 제대로 사랑하지 못해 방황했던 과거와는 완전한 작별을 고하자. 20대의 어지러운 방황을 끝내고, 새로운 출발선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 그때야 비로소 내 안에 잠재된 모든 에너지가 하나도 남김없이 살아 꿈틀대기 시작할 것이다. 여자 나이 서른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인생이 시작된다.

이제 진짜 인생 속으로 뛰어들어라. 생의 변두리가 아니라 생의 한가운데로, 세상 속으로 뛰어 들어가야 한다. 서른은 너무나 찬란하다. 지금이야말로 가슴속에 감춰두었던 꿈을 꺼내 다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쪽

30대는 청춘의 20대와 중년의 40대 사이에 신이 놓은 다리다. 청춘의 열기를 다스리는 동시에 중년을 맞이하고도 잃지 않을 열정 하나를 가슴에 새겨놓는 시기.-.쪽

난이 엄마가, 우희네 언니가, 노시인이 느끼는 담배맛을 20대는 알까? 아자아자 정신없이 퍼마시던 술도, 또래끼리 몰려다니던 커피전문점도, 한껏 멋을 내고 드나들던 나이트클럽의 열기도 이제 내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다.
같은 시대를 살아내는 여자들과 둘러앉아 마시는 차의 향기를 20대들이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여자들의 진정한 우정은 30대부터 피어난다는 것을 그들은 알까? 결혼도 안 해보고, 사랑도 안 해보고, 제대로 한번 살아보지도 않고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대는 20대의 탁상공론. 대학에 떨어지고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자기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20대, 하지만 인생이 가진 커다란 비밀들에 비하면 이런 고민들은 얼마나 자잘하고 하찮은가.
사람은 인생을 알아가면서 사람의 향기를 알게 된다. 그리고 인생의 쓴맛, 단맛을 겪으며 그 깊이를 음미할 줄 아는 여유를 갖게 된다. 겉멋이 아니라 자기 속에서 우러나오는 멋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서른은 그렇게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나이다.
서른이 된다고 해서 스물아홉까지는 몰랐던 인생의 의미를 하룻밤 사이에 깨닫게 되는 건 아니지만, 꼼짝없이 쇠진해 누워 있게 만드는 스무 살 열병은 더 이상 앓지 않아도 된다. 별것 아닌 일에 마음이 하늘 끝까지 뛰어올랐다가 바닥 아래까지 곤두박질칠 일도 없어진다. 서른이 되면, 삶에 대한 열정이, 그리고 타인에 대한 진솔한 사랑이 가슴 밑바닥부터 솟구친다. 더욱더 절실하게, 그리고 더욱더 은근하게!-.쪽

분을 참지 못하고 약을 먹었다. 수백 알을 한꺼번에 삼킬 수가 없어 여러 컵의 물을 가지고 여러 번에 걸쳐서 나눠 먹었다. 걷잡을 수 없는 공포와 흥분 때문에 두 손은 흔들거렸고 여러 번 약을 떨어뜨리고 다시 집어 먹기를 반복했다.
이제 막 약을 먹어서 약효가 몸에 퍼지기도 전인데 나는 왜 그렇게 온몸이 떨리고 정신을 잃은 것처럼 흔들렸을까.
내가 만난 죽음의 첫 이미지는 '공포'였다. 내 안의 생존욕구가 죽음의 그림자를 포착하고 공포라는 조건반사를 내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죽어버리고 싶다고 극단적이 되었던 순간, 내 몸뚱이 가장 밑바닥의 본능은 죽음으로부터 도망치고 싶다는 공포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약을 모두 털어 넣고 빈 병을 쥔 손을 바라보자 삽시간에 공포가 온몸에 밀려들었다. 이제 정말 죽는 걸까. 무슨 일이 벌어질까. 죽음 뒤에는 어떻게 되는 거지? 약으로 인한 고통은 언제부터 나타날까. 죽음에 대한 공포가 얼마나 대단한지 그제야 조금 실감할 수 있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것인가.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의식이 혼미해졌다. 의식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사지가 꼬이기 시작했다. 눈이 침침해지고 잘 보이지 않았다. 모든 것이 흔들리고 뿌옇게 보였다. 그냥 그렇게 잠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온몸을 휘감은 졸음은 그저 의식을 어지럽게만 할 뿐 고통으로부터 무감각하게 마취시켜주지는 않았다.

=>저도 50알정도 수면제를 먹어본적이 있었는데, 정말 저런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다행이도 약에 취해 며칠 아픈정도로 그쳤습니다. 제 주위에서는 제가 약을 먹은지도 몰랐어요...ㅠㅠ-.쪽

지혜를 연마하는 데에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고 했다. 첫째는 생각하고 궁리하는 것인데 가장 고상하고, 둘째는 모방인데 가장 쉽고, 셋째는 경험인데 가장 고통스럽다. 폭풍 같은 20대, 고통스러운 수업료를 지불하며 나는 하나의 지혜를 깨칠 수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는 것이 최선의 삶, 최고의 삶이라는 것을 말이다. 서른 살의 우리는 이 단순한 진리를 온 마음으로 느낄 만큼 충분히 성숙하다.-.쪽

영웅이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낸 사람이다.
범인은 할수 있는 일을 하지 않고 할수 없는 일만 바란다.

-로망 롤랑-.쪽

노년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항상 그리자

30이라는 강을 건너는 지금 나의 길을 확고히 하고 노년의 비전을 세워야 한다. 어린시절 장래희망을 이야기했듯 30대에는 노년의 내 모습을, 내 노년의 비전을 세우고 그 이미지를 항상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야 한다.
나는 두 가지 모습을 늘 상상한다.
하나는 유명한 작가가 되어 더 줄기차게 글을 쓰는 것이고 또 하나는 선교사나 자원봉사자가 되어 국내외를 다니는 꿈이다. 아이들은 어디 있냐고? 내 인생의 두 번째 우선순위인 아이들은 그때쯤 되면 순위에서 조금 밀려나야 할 것이다. 그런 상상을 하면 가슴이 또 뜨거워져온다. 영원히 늙지 않으리라. 내 마음속에 삶에 대한 열정이 있는 한. 꿈이 있고 비전이 있는 한 영원히 늙지 않고 나이는 먹어도 늘 새로운 삶에 대한 의욕으로 넘쳐날 수 있으리라.
인생은 본질적으로 허무한 것이지만 내가 할 수 있고 진정으로 원하는 꿈, 그리고 비전을 향해가는 동안 우리는 허무에 지쳐 나가떨어지지 않을 수 있으리라. 허무한 인생 속에서도 나를 태우며 반짝일 수 있으리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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