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기선민.신동연] "좋은 그림책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린 아이들과 의사소통하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너무나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내면을 이해하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내 정신연령은 다섯 살에 멈춰 있습니다."

한국 엄마들이 책 표지에 적힌 이름만 보고도 주저없이 지갑을 연다는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존 버닝햄(69.사진(右)). 그가 작가 인생 40년을 총결산하는 '존 버닝햄-나의 그림책 이야기'(비룡소) 출간에 맞춰 5일 내한했다. 말수가 무척 적어 얼핏 보기에는 무뚝뚝한 성격의 보통 할아버지 같다. 그러나 평범해보이는 그의 주름진 손에서 오늘날 전 세계 어린이들이 열광하는 그림책들이 탄생했다. 그는 영국에서 해마다 최우수 그림책에 주는 케이트 그린어웨이상을 2회, 뉴욕타임스 선정 최우수그림책상을 4회 받았다.

국내에 소개된 버닝햄 그림책은 '지각대장 존' '우리 할아버지' '검피 아저씨의 드라이브'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등 34권이나 된다. 1995년 번역된 '지각대장 존'이 23만부 팔린 것을 비롯해 국내 판매부수가 100만부를 훌쩍 넘는다. 함께 온 부인 헬렌 옥슨버리(左)도 그림을 그린 '곰 사냥을 떠나자' 등으로 국내에 팬이 많다.
 


그에게 작품이 출간되는 족족 대중적 각광을 받는 비결을 물었다. 답은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이 녹아 있는 그림책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어른의 위선을 꼬집는 도전적인 면, 어른들과 크게 다른 아이들의 심리에 주목하는 면 등에서 아이들이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버닝햄에 대한 평단의 평가는 고정관념-'아이들 그림책은 사물의 아름다운 면을 보여주거나 교육적이어야 한다'는-을 깼다는 것이다. 그의 설명은 이같은 평가와 서로 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흔에 가까운 나이지만 잠시도 펜을 놓지 않는 버닝햄. 그는 "요즘 비디오 게임이나 인터넷 등 그림책의 경쟁자들이 너무 많이 생겨서 걱정이 되기도 한다"는 소감도 털어놨다.

한편 버닝햄의 회화.드로잉.설치 250여 점을 모은 원화 전시회가 7일부터 9월 3일까지 서울 성곡미술관에서 열린다. 사인회도 7일 오후 2시(성곡미술관), 8일 오후 2시(교보문고 광화문점) 두 차례 마련된다.

글=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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