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2월
항상 첫해 시작을 무슨 책으로 읽을까? 고민히다가, '지구의 속삭임'을 선택했는데, 확실히 첫 책은 금방 읽을수 있는 책으로 선택해야하는것이 옳은것 같아요. ^^;; '지구의 속삭임'은 첫페이지를 먼저 읽게 되었지만, 올해의 첫 완독책은 '음의 방정식'이 되었습니다. 추리소설이지만 페이지가 짧아서 금방 읽을수 있을것 같아 선택했는데, 예상대로 금방 술술 읽혔어요.
생각해보니 미야베 미유키님의 책들은 대부분은 엄청 페이지 많음이었는데, '음의 방정식'만은 기존의 책들에 비해 너무 짧아요. 그래서 쉽게 선택하고 쉽게 읽혔지만, 미미여사님의 책이기 때문에 조금 아쉬웠던것 같아요. 나중에 알고 보니 '솔로몬의 위증'과 '십자가와 반지'의 연장선에 있는 추리소설이라는데, 차라리 그녀의 다른 책에 함께 수록해서 출간해도 될 정도의 분량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페이지가 적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양장본으로 출간해서 가격을 올리는 꼼수가 밉네요.^^;;
'음의 방정식'은 학교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 사건이 학생쪽의 거짓인지, 선생님의 거짓인지를 밝혀가는 이야기입니다. 만약 이 책은 일반 작가의 추리소설이라면 나쁘지 않네...라고 이야기했을지 모르지만, 요즘처럼 책값이 비쌀때, 이런책은 도서관에서 읽는것을 추천합니다.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3월
'모방범' 이후의 '낙원'이 출간되어 순서상으로는 모방범->낙원이 옳지만, 시간차가 있어서 저처럼 낙원->모방범 순으로 읽어도 큰 문제가 없어요. 오히려 저는 거꾸로 읽어서 더 득을 본셈입니다. 모방범을 너무 재미있게 읽고 낙원을 읽어서 실망했다는 분들이 더러 있는데, 저는 거꾸로 읽어서 둘다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
똑똑한 범죄자가 경찰과 매스컴을 향해 자신을 잡으로 조롱하는 스타일은 영화나 소설속에서 종종 보아왔던거라 그리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어요. 하지만 진짜 이 책이 충격이라 생각되었던것은 소설속의 여자를 상대로 벌어지는 범죄가 소설이나 영화상의 허구가 아닌 실재 지금 일어나고 있다는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1년에 사라진 사람들... 그중에 사라진 여자들..
물론 자신이 직접 가출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사라진 사람들 중에 범죄에 희생이 된 사람들이 있을거란 생각. 그것도 연쇄 살인... 아주 잔악하게 죽은 그녀들이 지금 바로 내가 혹는 내가 알던 사람일수도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쿵쾅쿵쾅 뛰는것 같아요.
3권이라는 책의 분량이 이 책의 큰 장벽이고, 이미 범인이 알려진 상황이라 범인 찾기 스타일의 추리소설이 아닌데도 책을 읽는순간 손을 못 떼게 하는것이 미미여사의 마력 같습니다. 초반에 혹 범인이 다중인격이 아닐까? 의심도 했지만, 결국 사람들이 범인의 실체를 바로 보지 못한점을 지적하는 대목에서 만약 범인이 제가 상상했던 인물인 '박보검'같이 선한 미소를 하고 내 앞에 있다면 저 역시 그 인물을 범인으로 생각하지 않을것 같아요.
암튼, 미미여사는 에도시대의 이야기는 참 낭만적이다는 느낌이 있지만, 현대 시대의 소설은 참 비정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녀의 두 스타일이 모두 재미있지만, 그래도 저는 에도 시대 이야기가 더 좋은것 같아요. 차가운것을 즐기는 편이지만, 제가 필요한것은 역시나 따스함이것 같습니다.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엘릭시르 / 2016년 4월
어쩌다보니 이책이 제 책장에 있더군요. 나는 이 책을 왜 읽고 싶었던거지??? 딱 책 표지만 봐도 관심없을 책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요리코를 위해'나 '킹을 찾아라' 표지가 더 마음에 들지만, 엘릭시르에서 책을 출판해서인지 '노리즈키 린타로의 모험'이 더 인기가 많네요.
암튼, 장편 추리소설을 읽고 나니 단편이 생각나서 이 책을 골랐어요. 언뜻 살펴보니 코지 미스터리인것 같아 편할것 같은 마음에 읽었는데, 초반 3편은 편한 미스터리가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3편은 읽다보면 범인의 윤곽이 어설프게 보여요. 그래서 범인을 잡기보다는 그 범인이 왜? 그런일을 했을까?에 초점이 맞춰진 이야기랍니다. 특히 '상복' 이야기는 가끔 사이코패스 테스트법에서 나올법한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어서 그리 놀랍지는 않았지만, 일상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황당할것 같아요. 그리고 '식인'에 관한 이야기는 이 책의 분위기중에 가장 뜬금없는 폭탄 같은 느낌이랄까... 이것만 없었더라면 그냥 코지 미스터리로 남았을텐데.... 아무래도 '식인'에 관한 이야기다보니 제일 하드고어 스타일이라 호불호가 있는편이예요.
그래도 뒷편의 4개의 이야기는 도서관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서 제일 안정적인 느낌이지만, 앞의 3편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서 따로 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만 모아서 출간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지루함과 충격 사이에서 완충 역활을 해서 이런 조합도 나쁘지 않네요.^^
지마 마사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6년 3월
자신이 버려진 아이라 믿었던 어느날, 20살이 되었을때 버려진 자신과 함께 들어있던 수상한 일기와 편지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때... 순전히 우연에 의해 얻게 된 단서가 20년전의 진실의 판도라를 열게 한 결정적인 단서가 되었네요.
처음에는 그냥 단순해보였던 이야기속에 어떻게 이 이야기가 이토록 얽히고 설혀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재미있게 읽었지만, 그래서 한편으로 너무 과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진짜 주인공은 변호사 카와지가 아닌 카아지의 리버카약 동료인 나카 쿠니히코같아요. 그의 독특한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서 나카 쿠니히코를 주인공으로 시리즈를 출간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이야기와 연결되었을거란 착각을 만들었던 단편은 또 다른 이야기의 전개라는 방식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1월
가벼운 마음으로 단편을 골랐어요. '일곱개의 관'이라는 제목처럼 7가지의 밀실에 관련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밀실추리소설하면 저는 '노란방의 수수께끼'가 떠올라요. 어릴적 처음 접한 밀실추리소설이고 노란색이 주는 강렬함 때문인지 그 이후에도 밀실관련 추리소설을 읽었지만 '노랑방'을 뛰어넘는 밀실추리소설은 읽어보지 못한것 같습니다.
'일곱개의 관'은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지만, 그만큼 강렬한 진짜 밀실추리소설은 아니예요. 오히려 전통추리소설이기보다는 블랙코미디 같다고 할까요. 그래서 조금 편안하게 읽을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사건이 어이없게 해결되기도 하고, 당사자 혼자만 알고 영원히 미스터리로 남기도 하지만 모든 이야기속에는 어이없는 유머코드가 있어서 나믈 매력있게 읽었습니다.
원래 오리하리 아치가 도착시리즈와 ~자 시리즈로 유명한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일곱개의 관'은 그의 초기작이다보니 유명 시리즈에 비해 약할지 모르지만, 저처럼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한 사람에게는 괜찮은 첫 스타트인것 같습니다.
나쓰키 시즈코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2월
제목을 보는 순간 딱 떠오르는 책이 있다면, 애거사 크리스티의 책을 한권이라도 읽은분일거예요. 맞습니다. 바로 애거사 크리스티의 책을 오마주한 책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자꾸 범인이 그들 사이에 있다고 생각하며 범인을 찾게 되어요. 분명 그것이 함정일거라는것을 알면서도 말이지요.^^
그래서 이 책은 꼭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먼저 읽은후에 읽으시길 권해드려요. 그리고 그 후에 누가 없어졌을지 상상해보며 따라가면 더 재미있게 읽으실거예요. 너무 쉽게 찾으실지 모르지만, 저는 저자의 의도대로 제대로 놓쳐주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ㅋㅋ
오랜만에 일본 추리소설을 연달아 읽었는데, 나름 다 스타일이 달라서인지 미국 스릴러와 또 다른 매력이 있는것 같아요. 이런 여새를 몰아서 집에 있는 일본 추리소설들을 읽고 정리 좀 해야할것 같습니다. 일본추리소설이 처음이 읽기 힘들지, 어느정도 자리만 잡히면 안정적으로 읽히는것이 매력인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