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맥주, 와인, 커피, 홍차, 증류주, 코카콜라. 6종류 음료수를 열쇳말로 잡아 역사의 중요한 대목을 짚었다. 수렵·채집에서 농경 생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맥주는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의 삶에 뿌리내린다. 맥주를 나눠 마시며 사람들은 공동체의 끈을 조였고 그 자취는 현재 잔을 부딪는 문화에도 남아있다.
와인은 지중해 문명을 상징한다. 그리스인은 와인에 물을 섞어 마시며 정치와 철학을 이야기했고 자신들처럼 마시지 않은 사람들을 야만인 취급했다.
로마 제국의 번영을 따라 와인은 세력을 넓혀갔다.
와인이나 맥주에 비해 럼·브랜디 등 증류주는 보관과 운반이 쉬웠고 무역선에선 빠지지 않는 음료가 됐다. 노예 무역의 매개체였던 증류주는 흑인의 눈물인 동시에 초기 미국의 경제적 바탕을 마련해준 선물이었다. 지은이는 홍차에서 제국주의를, 코카콜라에서
신자유주의의 욕망을 건져 올린다. 커피에는 근대 유럽의 지성인 문화가 담겨 있다. 보조 식품쯤으로 취급됐던 음료로 역사를 구분하는 시도는 신선하나 서술은 고교 교과서처럼 평이하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