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다투던 사이였던 금와의 다섯 여자들은 남편의 사랑을 빼앗긴 후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끼고 한데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하루 종일 유화를 성토했다. 장자 계승이라는 원칙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이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것은 단순한 애정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권력문제였다. 자신의 부족이, 혹은 자신의 아들이 나라 전체를 지배할 권력을 갖기 위해 다투는 것이다. 따라서 후계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임금의 사랑이 한 여자에게 집중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들은 일단은 힘을 합치기로 했다. 후계 문제에 관한 한 공정한 경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금와는 힘있는 부족의 여식을 취하여 세력을 키웠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여권 또한 무시 못했을거예요.-.쪽
우태라는 사람은 졸본부여의 사람으로 원래는 부여국의 왕족이라 자신을 소개했다. 처가살이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인데 예족(말갈족) 사람들이 재물을 노리고 급습을 했다는 것이다. 맥족의 총각이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동안 처가살이를 해야 했다. 처가의 일을 돕고 살림을 일군 다음 아들을 낳고 그가 어느 정도 자라야만 비로소 자신의 본가로 돌아갈 수 있었다. 우태도 큰 아들 비류를 낳은 후에야 처가살이를 끝낼 수 있었다. 그는 지금 자신이 처가살이에서 일군 가족들을 이끌고 자신의 본가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의 아내는 소서노로 부여의 귀족인 연타발의 장녀였다. 그는 상당한 자산가였는데 처가살이를 마치고 본가로 돌아가는 사위와 딸을 위해 많은 재물을 나눠 주었다. 호위무사들이 타고 가던 말이 전부 다 그가 준 것이며 마차 속에는 많은 금은보화와 비단이 실려 있었다.
=>주몽과 소서노의 만남-.쪽
재사는 곰족과 호랑이족이 사는 이 땅에 청동기라는 강력한 문명을 지닌 기마민족의 등장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늘과 태양을 숭배하는 환인족의 서자인 환웅이 하늘의 뜻을 펼치기 위해 나라를 세웠다는 것이다. "피정복민과 융화하기 위해 당시 가장 강한 토착민인 곰족과 호랑이족의 왕녀를 교화시켜 결혼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동굴 속에서의 가르침에서 호랑이족은 결국 새로운 종교를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환웅께서는 곰족 왕녀와 결혼을 했습니다. 이 두 분 사이에서 태어나신 분이 단군왕검이십니다. 그분은 아사달에 나라를 열어 조선이라는 나라가 시작되었습니다." 단군의 탄생부터 시작한 조선 역사는 추모의 관심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무시무시한 장수 치우왕검이 하화족(夏華,중국)의 헌원씨와 싸운 이야기는 매우 흥미진진했다. 제나라 관중의 공격으로 조선이 중원에서 밀려난 이야기며, 연(燕)나라가 강성해지면서 요서지역을 잃고 요동지역으로 쫓겨난 이야기는 추모를 매우 안타깝게 했다. 은나라가 망하면서 기씨가 조선으로 건너와 요동지역에 살고 있었는데 이들이 단군을 배반하여 조선이 두 개로 분열된 이야기에서는 분노를 느꼈고, 예맥 출신의 단군 모갑이 다시 조선을 통합하여 흉노족과 선비족을 점령한 이야기에서는 또 다시 신이 났다. 그러나 모갑이 죽고 난 뒤 연나라 진개장군의 공격으로 다시 요동지역으로 쫓겨난 부분에서는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쪽
해모수는 건국의 조건으로 세 가지를 말했다. "나라를 건국하기 위해서는 첫째는 하늘을 공경하는 마음이 있어야한다. 하늘을 공경하는 것은 곧 백성에 대한 사랑이다. 하늘의 뜻과 생각이 나타난 것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귀히 여기려면 나라가 있어야 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선 무(武)를 숭상해야 한다. 이를 잊지 마라. 이를 위해 무골과 묵거가 예맥의 산천을 돌며 많은 인재들을 육성해 놓았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애쓸 것이다. 이들이 뿌려놓은 씨앗들은 나라가 위태로우면 언제든지 달려 나올 것이다. 둘째는 인재가 필요하다. 한 나라를 다스리려면 뛰어난 재상과 장군이 있어야한다. 백성과 고을 사이의 분쟁을 조정하고 다른 나라와의 마찰을 해소할 뿐 아니라 자연재난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재상이 필요하다. 또한 군사를 모으고 조직하고 훈련하여 외침을 막을 뿐 아니라 국익을 위해서, 나라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다른 나라를 공격할 필요를 느낄 때 능히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장군이 필요하다. 이는 전적으로 임금의 몫이다. 인재를 구하고 적절한 곳에 쓰는 것 그것이 임금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적절한 재화다. 임금이 가장 큰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은 백성을 잘 먹이고 잘 입히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예맥조선은 위만조선과 달리 산과 강이 많아 외침을 막기에는 적합하지만 외부와의 교류가 적어 고립되고 미개한 생활을 하는 곳이 많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비록 적이지만 한나라의 우수하고 발달한 문물을 과감하게 받아들이고, 또 저들과의 무역을 통하여 나라를 부강하게 할 재화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쪽
"밥을 먹지 않고 뭘 그렇게 고민하고 있느냐?" 추모는 낮에 있었던 일을 대충 말했다. "그것이라면 그리 고민할 필요가 뭐 있겠느냐?" "예!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있습니까?" "그야 풀을 못 먹게 하면 되지 않느냐? 풀을 못 먹게 하면 야위어질 것이고 야위어진 말을 탈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겠느냐? 어차피 임금이 너에게도 말 한 필을 가지게 할 것이고." "하하하! 그것은 원론적인 말이지요. 제 말은 어떻게 말이 풀을 먹지 않게 하는 방법을 묻는 것입니다." 추모는 그냥 웃고 말았다. 여자가 무엇을 알겠냐는 투였다. 하지만 유화는 해모수가 예맥족의 수많은 여인 중에서 고른 여자였다. "풀을 먹지 못하게 말의 혀에 바늘을 찔러 보아라. 그러면 먹지 못하여 금방 야위어 질 것이다. 그런 다음 너는 그 말을 선택하고 바늘을 뺀 뒤에 다시 잘 먹이면 되지 않겠느냐." "예!" 추모는 깜짝 놀랐다. 어머니의 지혜가 보통이 아니었다. 그의 마음속에서 어머니를 무시하던 생각이 순간적으로 사라졌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이 도와주세요." 추모는 왜 아버지 해모수가 어머니를 찾아가라는 말을 하였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백산을 떠나기 전 천하는 음과 양의 조화를 거치지 않고 만들어진 것이 하나도 없다는 말과 함께 아버지의 사람들로부터 양기(陽氣)를 받아 무술을 배웠다면 어머니로부터는 지혜와 겸양 그리고 은둔하는 음기(陰氣)를 배워야한다는 재사의 말도 떠올랐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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