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이 가기전에 읽은 책들을 정리하다보니 올해는 정말 만화책을 많이 읽은것 같아요. 그래픽 노블 만화를 읽기 전까지는 보통 일본 만화나 우리나라 만화처럼 선으로 그려진 만화에만 익숙했었어요. 가끔 컬러로 채색된 한두컷의 만화는 만화책 초반 서비스 차원에서 즐거움을 선사하는 정도였지요.

 

그래픽 노블 (Graphic Novel)이라는 이름처럼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으로 평소 접하던 만화에 비해 글이 많아요. 대체로 미국와 유럽의 예술적 성향이 강한 만화들이 많습니다.

 

이름처럼 만화이지만 평소 보던 만화보다 훨씬 글이 많고 어수선해서, 한권 읽다보면 어쩔땐 진이 빠질정도로...^^;; 그리고 전체 올 컬러인 책들은 무척 화려하기도 합니다. 초반에 그래픽 노블에 익숙하지 않으면 무슨 내용인지도 집중이 되지 않고, 재미없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몇권정도 읽다보며 그래픽 노블 스타일에 익숙해지면 그래픽 노블만의 예술적이고 독특한 매력에 빠져들게되실거예요. 

 

하지만 그래도 만화를 좋아하는 신랑과 도련님은 아직도 그래픽 노블에 익숙하지 않다고 하네요.^^;;

 

 

 

les, Steve / Idea & Design Works Llc / 2007년 8월

 

`30 Days of night` 2편이예요. 진짜 그래픽노블은 영어로 읽지 않는데, 이 시리즈는 글이 많지 않고 전편이 재미있는데 번역될것 같지 않아서 2편도 읽게 되었어요.

 

 

2편은 남편을 잃은 여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남편을 죽인 인간 여자를 없애고 싶어하는 뱀파이어 여자와

자신의 남편을 뱀파이어로 만들어 죽게 해서 모든 뱀파이어들에게 복수하고 싶어하는 인간 여자.

그녀들의 대결이 무척 흥미로웠고, 역시나 그림 스타일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서로를 죽이고 싶어하지만, 남편을 되살리기 위해 남편의 유골이 필요했고, 세상에 뱀파이어의 존재를 알릴수 있는 증거를 제거하기 위해 서로에게 필요한 것들을 교환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끝나면 무척 아쉽지요. 인간 여자는 뱀파이어 집단을 날려버릴만한 어마어마한 폭탄을 뱀파이어 소굴에 던져 버리고, 자신이 원하는것을 모두 얻게 됩니다.

 

 

기적처럼 되살아난 남편... 하지만...

 

 

스포가 될 만한 그림이지만, 이 책이 번역될 가능성이 거이 희박하기 때문에 그냥 올렸어요. 남편을 살렸지만, 안타깝게도 인간으로써 살린것이 아니라 뱀파이어로써 살린거였네요. 어쩜 뱀파이어 여자도 이런 결과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유골을 넘겼던것일수도 있겠어요. 서로가 속고 솎였던거였습니다. 아마도 3편은 그후의 이야기를 다루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기회가 되면 그 후의 이야기도 읽고 싶은데, 확실히 그래픽 노블은 번역서보다 외서가 더 비싸서 기회가 흔하게 오지 않네요. ㅎㅎ

 

 

그랜트 모리슨 지음, 임태현 옮김 / 시공사(만화) / 2012년 6월

 

만화가 얼마나 잔인하길래, 19금일까?

동물을 무기화한 내용을 담았다길래 궁금했어요. 종종 만화에서 인간을 존엄성을 없애고 무기화 시키는 경우가 있었는데, 인간이 아닌 동물을 무기화 했을 경우는 어떤 느낌일지...

 

정말 읽다보면 잔인함에 흠칫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잔인함에 놀랐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동정심을 가장한 보이지 않는 잔인함이 더 무서웠어요.

 

평소 반려동물로 많이 키우는 개, 고양이, 토끼가 이 책속에 주인공이예요. 단순히 무기라 생각했던 동물들이 생각을 하고 동료애를 느끼는것을 보면서, 괴물을 만들어 내는 마음이 더 괴물인것 같습니다.

 

비극적일수밖에 없는 엔딩에 가슴이 답답했는데, 의외의 반전을 접하면서 작은 위로를 느꼈습니다. 아주 작은 양심이 만들어내는 희망을 보았거든요. 

 

 

 

프랑수아 스퀴텐.보누아 페테르스 지음, 정재곤 옮김 / 세미콜론 / 2010년 5월

 

그래픽 노블이 유럽에서 인디 만화 혹은 예술성이 강한 만화를 지칭한다는것을 이 만화를 읽고 나면 저절로 끄덕여질거예요. 앞에서 소개된 미국 그래픽 노블과는 확실히 스타일에서 차이가 느껴집니다.(자극적인 재미주의가 강하다고 할가요... '씬씨티'나 '300'과 비슷한듯.)

 

'어둠의 도시들'은 지금 세계와 달리 평행한 또 하나의 세계를 그린 만화예요. 지구의 반대편에 있는 또 다른 세계. 마치 달의 반대편을 지구에서 볼수 없듯이, 지구의 반대편에 존재하는 세계 역시 지구에서는 볼수 없는 세계입니다. 시리즈를 모두 읽지 않았지만 아마도 각권마도 각 도시의 이야기들을 다루었다고 생각되요.

 

'보이지 않는 국경선'은 젊은 지도 제작사의 이야기를 다루었어요. 독특하고 환상적인 세계관은 아무래도 100여페이지로 표현하기 아쉬운점도 있지만, 그림만큼은 환상적이었습니다. 특히나 가까이서 보면 돌이나 길처럼 보였던 풍경이 멀리서 바라보면 여인의 몸의 형상했다는것을 알아챘을때 그림들을 다시 돌아보게 되더군요.

 

유럽에서 '‘어둠의 도시들’이라는 타이틀의 판타지 연작으로 16권 이상 출간된 만화인데,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낮아서인지 4권만 출간되고 그마저 모두 절판된 만화예요. 종종 관심있는 만화가 국내에서 인기가 없다고 더 이상 번역되지 않을때 무척 슬프답니다. 이럴때는 정말 다국어를 할줄 알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강한 열망을 느낍니다. 언젠가 운이 좋다면 이 시리즈를 모두 만날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표지를 펼치면 전체 그림을 볼수 있어요.

 

 

그리고 커버를 벗기면 다른 그림을 만납니다.  책 속의 내용과는 상관없지만, 혹 '어둠의 도시'와 연결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

 

 

 

 

 시릴 페드로사 지음, 배영란 옮김 / 미메시스 / 2014년 10월

 

미메시스에서 출판한 그래픽 노블들을 모두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읽은 그래픽 노블들은 99% 마음에 들었어요. 꾸준히 좋은 작가들의 작품을 찾아서 출판해주는것에 항상 감사하고 있답니다.

 

'세 개의 그림자'를 통해 알게 된 '시릴 페드로사', 전편은 자식을 지키려는 부모의 마음에 공감되어 마음이 아팠다면, '포르투칼'은 자신의 뿌리를 찾아 가는 주인공의 시선이 점점 따뜻해지는것같아 다 읽은후에 절로 미소가 떠올라서 좋았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친구에게 선물해주고 싶었던것 같아요. 다 읽고 입가에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기를 바라면서 말이지요.

 

 

[이런 기분 알것 같아요. 기분 좋은 고독감~. 자연속에서 느껴지는 평화랄까..]

 

 

[책 표지도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았어요. 청명한 하늘과 따뜻한 햇살. 그리고 골목길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릴것 같은... 일상의 행복이 느껴져서인것 같습니다.]

 

 

 

 

루시 나이즐리 지음, 김보은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7월

 

'맛있는 인생'를 재미있게 읽어서 '유럽의 시간들'을 읽어보았답니다. 원체 제가 맛있는 음식 먹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두 책중에 '맛있는 인생'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여행을 좋아하신다면 '유럽의 시간들'이 더 매력적이게 느끼실지도 모르겠네요.

 

그래픽 노블하면 강렬한 색채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유럽의 시간들'처럼 포인트 색채를 넣거나, 아래에 소개된 다른 책 처럼 흑백으로만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쪽이 어릴적에 접했던 만화와 비슷해서인지 더 편하게 읽히는것 같아요. 

 

 

작가의 유럽 여행중에 가장 부러웠던 프랑스 여행에서 와인 투어였어요.

 

 

이거 보고 한참 웃었네요. 혹 이런 일이 생긴다면 우아하게 뱉고 싶은데.... 평소에 우아하게 침좀 뱉는 연습좀 해야할듯..ㅋㅋ

 

 

주인공이 여행지에서 속옷을 고를때, '락방님' 떠올랐음... ^0^  

 

 

여행도 설레이는데, 로맨스까지~~~ 완전 이상적인 데이트 코스~~

 

 

하지만 모든 연애가 해피엔딩이 될수는 없지요. 그래도 좋은 추억으로 남을수 있는 사랑을 간직

한것만으로도 몹시 부럽습니다.^^

 

 

  

 

조 사코 지음, 정수란 옮김 / 글논그림밭 / 2012년 1월

 

이미 '팔레스타인'을 통해 '조 사코'의 코믹 저널리스트로써의 역량이 탁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릴적부터 '탈무드'와 '홀로코스트'를 배웠던 저로써는 이스라엘인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았었어요. 우리가 배운 역사가 한족으로 치우쳐진 역사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했던것 같아요.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비망록'이라는 제목처럼, 이번에는 이스라엘인들로 인해 고립된 팔레스타인의 '가자 지구'에 특히 이스라엘 군인이 팔레스타인 민간인 학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세계속 전쟁을 살펴보면 항상 민간인을 향한 군인들의 학살이 자행되는것을 보아왔지만, 그 진상이 밝혀지는것은 그리 많지 않은것 같아요. 그래도 양심적인 사람들로 인해 계속 사실에 근접하려고 목숨을 걸고 행동하는 사람들로 인해 조금씩 세상에 드러나기도 합니다.

 

 

과거와 현재. 

잘못된것을 바로 잡지 못한다면, 역사는 되풀이 되어 과거가 미래가 될수도 있습니다.

 

 

복수는 복수를 낳고...

되풀이되는 비극의 연결고리를 끊을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의 또 다른 장소에서 전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아요.

 

 

자신의 모습을 코믹하게 그린 조 사코. 실제 사진 속 모습은 멋진것 같아요.

 

조 사코 때문에 팔레스타인의 입장을 알게 되었어요. 일반 저널이었더라면, 잘 읽히지 않았을텐데 만화의 형식을 빌려 쉽게 접근할수 있도록 그림을 그려주어 고마웠습니다. 앞으로도 조 사코처럼 멋진 코믹 저널리스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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