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뜻을 관철시키고 목표를 성취하고 싶지만, 다른 사람들을 짓밟거나 상처 주고 싶지 않아”
‘착한 소녀’ 증후군은 여기서 출발한다.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피력하는 자리가 있어도 자신의 의견발표가 누군가의 업무방훼나 영역침해라고 생각되면 여지없이 꼬리를 내리고 마는 ‘착한소녀’ 들은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위의 문장을 읽고 ‘착한 소녀’ 기질의 1%라도 가졌다고 생각된다면 이 책 <페페로니 전략>(더난. 2006)이 필요하다. ‘페페로니 전략’의 페페로니란 자신 안에 숨어있는 20% 의 매운맛을 의미한다. 알맞은 양의 매운맛은 의사관철 능력을 강화시켜주는 자양강장제이며, 생활의 양념이다.
페페로니의 매운 맛을 내는 성분인 캡사이신은 심장에 좋고 위도 보호해주지만 우리 몸을 공격하기도 한다. 너무 많이 쓰면 위험하지만 적정량을 쓰면 몸에 좋은 것이 바로 페페로니다. 중요한 것은 페페로니가 가진 매운맛, 즉 공격성을 얼마나 알맞게 꺼내 사용하는가 하는 문제다.
안 그래도 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왠 독한소리냐고?
책을 읽다보면 독한소리라는 고개짓보다는 몇 번이고 끄덕일 공감가는 대목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특히, ‘착한소녀’ 증후군은 직장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맞닥드려 고민해봤음 직한 문제. 책은 “남녀를 막론하고 자신의 의사를 강력히 밀고 나가는 동시에 타인을 배려 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자신의 의사를 관철시키면, 안타깝게도 상대방은 낙오될 수 밖에 없는게 세상이치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은 어쩌면 아이들과 까다로운 배우자를 부양해야 하는 까닭에 다른 사람보다 물질적, 사회적 책임감을 안고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바뀌는 것은 없다. 만약 당신이 상대방을 제치고 프로젝트를 따내 인센티브를 확보한다고 해도 그것은 당신의 책임이 아니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힐 목적에서 당신이 그렇게 열심히 노력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비생산적인 죄책감과 주눅으로 괴로워했던 ‘착한 소녀’들에게 용기 100배주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책은 성공을 목표로 하는 도전적인 여성들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지침들을 조목조목 이야기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여전히 나쁜 짓에 대한 유혹을 간직하고 있지만, 성공한 여성들은 직업윤리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는 속 뜨끔해 지는 말도 콕 집어 전하니 눈길이 갈 수 밖에. 여성들은 권력에 관심을 갖는 대신 스스로에게 제동을 걸고 권력감에 도취되는 순간 이를 비도덕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성공을 가로막는 잘못된 생각이니 즉시 고쳐야 한다.
저명한 심리분석가인 마르가레테 미철리히의 신뢰 가는 말도 인용한다.
“여성이라고 해서 더 많은 희생정신과 이해심을 갖고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에는 여성에게 의무적으로 요구되는 여성적 경영 스타일 같은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남녀를 막론하고 필요한 것은 희생정신이나 이해심이 아니라 전문지식과 어학능력, 네트워크 관리 그리고 여유로운 모습이다.
성공한 여성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착한 소녀의 짐을 벗어던져야 한다. 공격성과 파워를 즐기지 못한다면 자기반성만 되풀이 하게 될 뿐이다. 이는 다시 신데렐라 콤플렉스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돌다리’이니 <페페로니 전략>을 벗 삼아 수십 번 두들겨 보고 건너가길 권한다.
<페페로니 전략>은 착한 소녀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마냥 무르고 착하기 만한 직장인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다. 맨 앞에 실린 “나는 얼마나 매운 사람일까?”를 체크하는 ‘페페로니 지수 테스트’가 끝나면 섬광처럼 눈이 번쩍 뜨일 것이다. 자신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무른 성향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면,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페페로니다워질’ 필요가 있다.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