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신용관기자]

내가 낸 아이디어를 말재주만 뛰어난 직장 동료가 가로채 간 경험이 있는가? 협상을 마치고 돌아서는데 왠지 이용만 당했다는 낭패감이 밀려온 경험이 당신에겐 없는가?

“왜 아니야, 있지!”라고 소리치게 된다면 이 책을 읽으시라. 독일 함부르크 대학에서 교육학과 범죄심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의 이 유별난 책은 현지에서도 반가웠던가 보다. “80%는 선한 인간으로, 20%는 메피스토처럼 살라. 스트레스는 멀어지고 성공은 가까워진다”(독일 유력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이 책을 읽은 당신은 비열함에 단호해지고 유약함에 등돌리게 될 것이다”(세계적 경제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

페페로니는 주로 유럽 식단에 오르는 매운 고추의 이름이다. 책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내 안에 숨어 있는 20% 매운 맛을 찾아라.” 고지식하고 선량한 사람일수록 타인의 면전(面前)에서 싫은 소리를 못한다. 힘에 부쳐도 “언젠가는 알아주겠지. 진심은 통하게 마련이잖아”라고 자위하며 참고 또 참는다. 그러나 사회생활은 그렇게 순진하지도, 호락호락하지도 않다.

이 책은 우유부단하고 선량한 보통 사람들에게 양보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당신이 얼마나 ‘매운’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 책은 ‘페페로니 지수 테스트’라는 걸 제공한다.

자신의 ‘공격 성향’ 수준을 파악했다면, 이제 실전 지침이다. 우선 방어용 화법을 익혀야 한다. “방금 하신 말씀, 정말 흥미롭군요. 그런데 그 말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니…” 같은 거다. 불평꾼·패배자·회의주의자들은 멀리해야 한다.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겠다고 어울려 봤자 그런 이들과 한통속이라는 이미지만 만들어질 뿐이다. 그리고 나쁜 소문에는 일말의 주저 없이 즉각 대응해야 한다. 눈빛으로 제압하는 건 비(非)언어적 방어 전략 중 최선의 방식이다.

보다시피 이 책은 속된 말로 ‘물러 터진’ 조직원을 위한 조언으로 시종일관하고 있으며 아주 설득적이다. 다만 당신이 이미 충분히 공격적인 사람이라면 굳이 읽지 마시길. 안 그래도 팍팍한 세상이니.

(신용관기자 qq@chosun.com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