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이경희] 나는 이렇게 113kg을 뺐다

닉 이판티디스 지음, 김태 옮김

넥서스BOOKS, 236쪽, 9000원

체중감량에 성공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온 세상이 '슬림(slim)'을 부르짖는 와중에 보통 사람의 몇 배쯤 되는 살덩어리를 달고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필자처럼 직업이 "제 말만 들으세요, 제 행동은 따라하지 마시고요"라고 환자에게 말해야 하는 의사라면 양심의 가책에도 시달려야 한다.

그러나 미국 지역보건센터 의료부장으로 일하던 필자는 212kg에 달하는 몸무게를 줄일 생각이 없었다. 비록 몸이 끼어버릴까봐 팔걸이가 있는 의자엔 앉을 수 없고 비행기를 탈 땐 옆 좌석 사람들의 경멸 어린 눈빛을 감당해야 할지라도….

그러나 30대 나이에 결혼은 커녕 연애도 못해보고 고환암 수술을 받은 뒤 필자는 다이어트에 인생을 걸었다. 방법은 다소 극단적이었다. 전국을 돌며 야구 시합을 몽땅 관람하면서 모든 음식을 끊고 단백질 보충제와 물만 섭취해 100kg까지 체중을 줄이기로 목표를 세웠다.

식욕을 참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단백질 보충제로 들끓는 위장을 달랜다. 남들이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며 만족하는 '관식증(觀食症)'까지 생긴다. 그래도 필자가 좋아하는 야구를 보며 그 모든 유혹을 견뎌낸다. 물론 야구장의 작은 의자에 펑퍼짐한 엉덩이를 걸치기란 쉽지 않다. 팔걸이가 없는 장애인석에 슬쩍 앉으면서 "난 덩치가 너무 커서 일반 좌석에 앉을 수 없는 장애인"이라고 독백하기도 한다. 다행히 비만이란 장애는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었다.

8개월 만에 99kg으로 몸무게를 줄였다. 이후 꾸준한 운동으로 96kg가량의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의사의 전문 지식과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다이어트 가이드라인을 제안한다. 마음가짐.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바꿔야 다이어트에 성공한다는 진리에 더해 세부적인 지침까지 전한다. 손쉬운 다이어트의 유혹에 시달리거나 생사의 갈림길에 설 만큼 뚱뚱하다면 그의 조언에 귀기울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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