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죽음을 마주하면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배움은 삶을 더 의미 있게 해줍니다. 그 배움을 얻기 위해 꼭 삶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만 할까요? 지금 이 순간 그 배움을 얻을 수는 없을까요? 삶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배움은 무엇일까요? 그것들은 두려움, 용서에 대한 배움입니다. 사랑과 관계에 대한 배움입니다. 놀이와 행복에 대한 배움입니다."

말년에 이르러 온몸이 마비되며 죽음에 직면했던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20세기의 가장 훌륭한 정신의학자로 불리는 위대한 사상가이다.

학문적인 업적으로 70여개의 학술상을 받았다는 사실 말고도 그의 삶을 빛낼 요소들은 얼마든지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열아홉의 나이로 자원 봉사 활동에 나선 엘리자베스는 폴란드 마이데넥 유대인 수용소에서 인생을 바칠 소명을 발견한다. 그곳에서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사람들이 지옥 같은 수용소 벽에 수없이 그려 놓은, 환생을 상징하는 나비들을 보고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된 것.

취리히 대학에서 정신의학을 공부하고, 뉴욕, 콜로라도, 시카고 등의 병원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정신과 진료와 상담을 맡았던 그녀는 의료진들이 환자의 심박수, 심전도, 폐기능 등에만 관심을 가질 뿐 환자를 한 인간으로 대하지 않는 것에 충격을 받는다. 앞장서서 의사와 간호사, 의대생들이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들어주는 세미나를 열고, 세계 최초로 호스피스 운동을 의료계에 불러일으킨 업적을 남겼다.

시인 류시화가 번역한 <인생수업>(마음산책. 2006)은 그녀가 2004년 눈을 감기 전에 남긴 마지막 저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20여권의 저서를 통해 ‘죽음’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명성을 떨치게 된 엘리자베스 퀴들러 로스는 평생 인간의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연구했고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20세기 100대 사상가’ 중 한명으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를 지목했다.

<인생 수업>은 죽음을 눈앞에 둔 이들에게 보내는 따뜻하고 위대한 가르침이다. 자신의 제자 데이비드 케슬러와 함께 죽음 직전에 놓인 수백 명을 인터뷰해, 그들이 말하는 ‘인생에서 꼭 배워야 할 것들’을 받아 적어 전하며 “삶은 하나의 기회이자, 아름다움”이라는 진리를 역설했다.

미국 출간 당시 폭발적인 호평을 받았으며 뉴욕 타임스 북리뷰는 “20세기 가장 훌륭한 정신의학자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몸과 마음을 동시에 치료하는 영혼의 연금술사였다. 삶의 본질과 궁극적인 의미를 찾는 이들에게 그는 언제나 진지한 영적 교사였다. <인생 수업>은 그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깨달은 ‘삶과 죽음’의 참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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