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20일부터 2006년 4월 14일까지 ‘한겨레’에 연재된 홍은택의 ‘아메리카 자전거여행’이 책으로 출간됐다.

2005년 5월 26일부터 8월 13일까지 80일 동안 혼자 미국을 자전거로 횡단한 이야기 <아메리카 자전거여행>(한겨레출판. 2006)은 몰튼 자전거에 40킬로그램의 짐을 싣고, 6400킬로미터의 길을 ‘트랜스 아메리카 트레일’을 따라 달린 홍은택의 구슬땀과 길 떠나는 자의 행복한 여정을 담은 책이다.

‘트랜스 아메리카 트레일’은 대서양과 태평양 사이를 멀리 돌아가는 길로, 1976년 미국 건국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길을 생각해 개척했고, 그해 라이더들 2000명이 함께 횡단한 거리. 총 길이 6400킬로미터, 이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열두 번을 왕복해야 하는 거리라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자전거를 통해 미국과 자신을 되돌아 본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자전거는 다리의 연장일 뿐 아니라, 세상을 보는 눈이다. 안장 위에서 보는 세상은 차 안에서 보는 네모 속 세상과 다르다. 미국을 횡단하는 동반자로 자전거를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전거가 지향하는 가치로 미국을, 그리고 내 자신을 보고자 했다. 자전거를 타고 미국을 횡단하는 것은 우주에서 티끌 같은 존재인 인간의 조건에 대한 은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기와 속도에 압도돼 좌절하기보다는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면서 한 바퀴마다 의미를 두고 앞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했다. 자전거타기는 자신이 페달로 밟은 몇 미터의 거리에도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삶의 한 방법이다.”

주행 연습 중에 힘줄을 뚫고 왼쪽 쇄골이 뛰어나오기도 하는 고통을 견디면서도 목표거리를 완주한 이유가 자전거에 대한 고백을 통해 묻어나온다.

“언젠가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떠날 것이다. 일상에 빠져들수록 그 열망은 더욱 간절해질 것이다. 현재는 미래로 가는 하나의 디딤돌에 지나지 않았다. 그 무수한 디딤돌을 밟고 미래는 항상 저 멀리 달아난다. 아무리 마셔도 갈증이 가시지 않는다. 현재가 내 삶에서 소외돼 있는 것이다. 직선적 사고방식에 젖어 있는 내게는 두 점, 다시 말해 과거와 미래밖에 없었다. 그 두 점을 잇는 선분인 현재는 그 자체로서 의미를 갖지 못했다”

떠나기를 ‘충동질’ 하는 빛나는 문장 하나하나가 그가 달려낸 육지의 거친 곡선만큼이나 매력적이다.

[북데일리 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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