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능선에 되돌아 올 때 스파이크부대는 기관총 전동장치를 파괴하고 있었다. 그 근처에서 나는 대대장과 이야기를 끝내고 연대 의무실로 돌아오는 봅을 만났다. 통신병들은 자신들의 통신장비를 벌써 파괴했고 헨리는 방금 암호 책자를 태우고 남은 재를 발로 밟아 비비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이동준비를 완료했다. 본부는 작은 그룹으로 나뉘어 능선을 넘어가고 있었다. 그들이 다 가고 나서 나도 능선의 정상에 올라가 반대방향으로 내려갈 채비를 했다. 봅은 가파른 경사면으로 내려가는 길옆에 혼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봅, 어서 가자."
내가 말했다.
"우리가 아마 마지막일 것이다. 당신은 벌써 여기서 빠져 나갔어야 했다. 대대장님도 곧 떠날 것이다. 그것이 전부다."
그는 나를 잠깐 쳐다보고는 말했다.
"나는 떠날 수 없어. 나는 부상병들과 함께 남아 있겠네."
잠시 동안 나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우리는 모두 철수하고 있었다. 우리들 중 일부는 성공적으로 철수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남아 있는다는 것은 포로가 되든가 아니면 중공군의 최후 공격 시에 전사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 순간 나는 그가 이 모든 가능성에 대하여 이미 다 생각해 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심사숙고 끝에 그는 부상병들이 자신을 가장 필요로 할 때 그들 옆에 남아있기 위해 자기 자신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쪽을 선택한 것이었다.
어디선가 이런 구절이 생각났다. '이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이제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분명히 알았다. 나는 너무나 감동받아 그것을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어서 그의 어깨만 툭툭 두드려 주고 그 자리를 떴다.-.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