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박돈규기자]

영화 ‘봄날은 간다’의 한 장면. 할머니(백성희)가 실연당한 손자 상우(유지태)의 입 안에 박하사탕을 넣어줄 때, 관객도 등을 들썩거린다. 할머니의 박하사탕은 체념해본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위로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인 신경과 의사는 여기서 맹점을 발견한다. 치매로 판단력이 엉망인 할머니가 “떠나간 여자와 버스는 잡는 게 아니다”란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식물인간을 사랑하는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그녀에게’를 보면서는 대뇌의 구조를 꼼꼼히 살핀다. 남자는 죽고 식물인간이 4년 만에 깨어나는 결말 부분은 의학적으로 난센스(비상식)라고 말한다. 영화 ‘한니발’에서는 광우병과 인간광우병을 끄집어낸다. 인간이 고혈압·비만·당뇨·심장병 같은 문명의 질병을 앓고 있는 건 육식동물화 된 대가(代價)일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편두통(‘디 아더스’), 음악가의 뇌(‘아마데우스’), 안락사(‘밀리언달러 베이비’), 망각(‘페이첵’), 동성애(‘왕의 남자’)…. 신경과 의사의 뇌(腦) 속으로 들어갔던 40편의 영화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이야기 보따리를 푼다.

(박돈규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coeu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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