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타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천하를 구하는 것은 의사(義士)라고 하고 사람을 구하는 것은 의원(醫員)이라고 한다. 병을 다스려 중생을 구하면 천하를 위하여 떨쳐 일어나는 영웅과 다름이 없다. 치병제중(治兵濟衆)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쪽
편작이나 화타가 병자가 언제 죽을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분계법이라는 고대의 진맥에 의해서다. 현대에도 의사들이 환자에게 며칠을 넘기기 어렵다는 말을 하고 유언을 남기거나 죽음을 준비할 것을 권한다.-.쪽
화타는 전신이 팽팽하게 긴장되어 오는 것을 느꼈다. 손이 떨려서 처음에는 단 한 개의 침도 닭 머리에 찌를 수 없었다. 화타는 심호흡을 하여 마음을 가다듬고 닭의 머리를 더듬어 자혈을 찾기 시작했다. 화타가 닭 머리의 자혈을 모두 찾은 것은 한나절이 훨씬 지났을 때였다. 그의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이놈아, 언제까지 닭대가리만 만지고 있을 것이냐?" 광혜대사가 화타를 쏘아보다가 소리를 버럭 질렀다. "지금부터 자법을 행하겠습니다." 화타가 공손히 말한 뒤에 닭의 머리에 커다란 침을 찔러 넣었다. 닭은 화타가 침을 찌르자마자 날개를 늘어트리고 움직이지 않았다. 화타의 첫 번째 침은 닭의 신경을 제어하는 혈을 찌른 것이다. 화타의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광혜대사도 긴장한 눈으로 화타를 쏘아보고 있었다. 화타는 두 번째 침을 찔렀다. 그리고 잇달아 세 번째와 네 번째 침을 찔렀다. 닭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광혜대사의 눈이 점점 크게 떠졌다. 화타가 닭의 머리에 아홉 번째 침을 찔렀을 때 광혜대사가 긴장을 견디지 못하고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쪽
"다 찔렀느냐?" 광혜대사가 신음처럼 물었다. "예." "뽑아라." 광혜대사의 눈이 붉게 충혈 되었다. 화타는 차례대로 침을 뽑았다. 화타가 마지막 침을 뽑자 닭이 죽은 듯이 쓰러져 있다가 갑자기 날개를 퍼덕이기 시작했다. 화타는 닭을 놓아주었다. 닭이 苡年募?듯이 홰를 치며 날아갔다. '무, 무서운 놈…….' 광혜대사는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닭의 머리에 아홉 개의 침을 꽂는 일은 자신도 하지 못하는 일이었다. 화타는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주먹으로 훔쳤다. "되었다." 광혜대사가 어깨를 늘어트리고 말했다. "너는 이제 하산해라." "대사님, 저는 대사님을 모시고 침술을 배우고자 합니다." "닭의 머리에 아홉 개의 침을 꽂는 놈에게 무엇을 가르친다는 말이냐? 너에게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다. 너는 타고난 의원이다." 광혜대사가 전신을 부르르 떨면서 말했다. 화타는 광혜대사에게 큰절을 올렸다. 감업사에서 3년 동안이나 머물렀으니 떠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닭 머리에 구침을 놓은 화타의 일화는 무척 긴장되네요.-.쪽
초선은 중국의 4대 미인으로 불린다. 4대 미인은 서시, 초선, 양귀비, 왕소군을 일컫는다. 미인들에게는 나름대로 별명이 있었다. 서시는 강물을 들여다보면 물고기가 서시의 미모가 눈이 부셔서 가라앉는다고 하여 침어, 왕소군은 미모 때문에 기러기가 떨어진다고 하여 낙안, 초선은 미모 때문에 달이 얼둘을 가린다고 폐월, 양귀비는 미모 때문에 꽃이 부끄러워한다고 하여 수화라고 불렸다.-.쪽
화타는 기(氣)를 기경팔맥으로 순환시키고 임독양맥(任督兩脈)을 타통시켰다. 그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그는 진기를 운행할 때마다 자신의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침내 나는 기를 자유자재로 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화타는 기의 운용에 성공하자 만족했다. '질병을 물리치는 것은 기에 있다. 그러나 기를 편안하게 하는 것은 육체적인 것도 소중하다. 아무리 기를 잘 다스린다고 해도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화타는 짐승들을 세밀하게 관찰했다. 그리하여 곰이 나무를 끌어안고 올빼미처럼 몸을 움직이지 않고 목만 돌려 뒤를 돌아보고, 각 부위의 관절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도인술(道引術)을 만들기 시작했다. 도인술의 표본은 호랑이, 사슴, 곰, 원숭이, 새(鳥)로 삼았다. 그는 다섯 짐승들의 행동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도(圖)를 만들었다. 첫째는 호희(虎), 둘째는 녹희(鹿), 셋째는 웅희(熊), 넷째는 원희(援), 다섯째는 조희(鳥)였다. 화타는 오금희(五禽)를 창안하여 연마에 들어갔다. 오금희는 다섯 짐승들의 행동양상을 본떠서 만든 운동법이었다. 오금희만 연마해도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 수 있었다.-.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