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칼라일’이라고 하면 론스타, 뉴브리지캐피털과 함께 국내 은행을 인수한 외국계 펀드 정도로 인식된다. 2000년 한미은행을 인수했다가 2년 전 씨티그룹에 매각하면서 6200억원의 차익을 남긴 주인공이다. 물론 이 정도는 칼라일에겐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칼라일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저 규모가 큰 사모펀드가 결코 아니다. ‘세계를 움직이는 새로운 권력’, ‘미국의 그림자 정부’라는 엄청난 별명을 가진 칼라일그룹의 무기는 다름 아닌 ‘인맥’이었다.

경제저널리스트로 수년간 칼라일그룹의 실체를 파헤쳐온 저자는 칼라일이 정치권과 연을 맺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고위층과 밀착해 압력을 행사하는 등 정치와 비즈니스의 경계를 흐리고 방위산업에서 특혜를 얻어 성장해온 방법을 낱낱이 드러냈다. 저자가 ‘안면(顔面)자본주의(Access Capitalism)’라고 정의한 칼라일의 운영 방식은 놀랍게도 우리나라에 깊숙이 뿌리내린 학연·지연·혈연 등 연고·인맥 주의와 흡사하다. 책 제목인 ‘아이언 트라이앵글’은 정권·군대·방위 산업이 인맥으로 복잡하게 얽힌 위험한 삼각 고리를 뜻한다. 저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동안 의심이 제기돼왔던 미국의 조지 부시 가문과 사우디아라비아 빈 라덴 가문의 동업자 관계가 칼라일을 매개로 하고 있다며 물증을 제시하고 있다. 9·11테러 이후 칼라일그룹이 돈방석에 올라앉은 사실과 그 과정은 씁쓸함을 넘어 분노까지 일으킨다. 이 책은 칼라일의 이 같은 비즈니스 방식이 우리나라에 정치·경제적으로 끼쳐온, 그리고 앞으로 미칠 악영향이 얼마나 클 것인지 국내 독자들을 아연 긴장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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