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의 <변경>(문학과지성사. 1998)을 문제작이게 한 중요한 요인은 같은 시대의 것이라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겉모습과 속 모습이 서로 상이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이율배반적이기까지 한 교활한 한국근현대사의 흐름과 그것이 만들어낸 복합적인 한국인의 삶과 시간을 포괄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학평론가 류보선씨가 평론집 <또 다른 목소리들>(소명출판. 2006)을 통해 이문열이 12년간에 걸쳐 완성한 <변경>의 문학적 과업을 이 같이 평가했다.

저자는 “우리 문학사가 자랑할 만한 작가인 이문열이 그야말로 혼신을 다 해 쓴 소설이며 동시에 그렇게 깃든 작가의 혼과 장인적 열정이 빛을 발해 소설의 저 구석까지도 생동감으로 물결치는 소설”이라며 <변경>을 향한 아낌없는 극찬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세계를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두 제국으로 분열시킨 대목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변경>은 자신의 제국을 영속시키려는 전 지구적 자본주의가 때로는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이윤을 창출하려는 환금가능성의 논리를 통해, 때로는 부패한 권력과의 밀월관계를 통해 우리 사회 전반을 천민자본주의로 전락시킨다는 사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며 “<변경>이 주목하고 있는 점은 두 제국의 영토 넓히기 경쟁이 이처럼 황폐한 현실을 넘어서거나 아니면 이 황폐함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정신이나 교양, 지성마저도 결국은 타락시킨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4.19에 대한 서술도 높게 평가했다.

“<변경>은 우리 지성사에 대한 진단과 통찰을 통해 미완으로 끝난 4.19의 좌절과 그 피의 대가가 또 다른 부패한 권력에 장악되는 과정을 밀도 있게 서술한다”며 “물론 4.19에 대한 이러한 묘사와 평가는 다분히 사후적인 평가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한국 근대지성사에 대한 면밀한 통찰임에는 틀림없다”고 전했다.

이문열 외에 한수산, 김영하, 은희경, 신경숙 등의 작품 또한 면밀히 분석해 담았다.

저자의 두 번 째 평론집인 <또 다른 목소리들>은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역사, 민족, 여성성, 기억 등 우리에게 친숙한 개념을 둘러싸고 있는 최근 문학 전반에 일고 있는 변화의 조짐, 2부는 1960년대 이후 한국문학사에 일어난 전회, 3부는 강영숙부터 박경리까지 8인에 대한 작가론을 다뤘다.

류보선은 <문학동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군산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두 개의 성장과 그 의미―‘외딴방’과 ‘새의 선물’에 대한 단상」으로 제47회(2002년) 현대문학상(평론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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