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7일부터 `식품완전표기제` 즉 `식품에 사용되는 원료는 모두 표기한다`는 원칙이 전격 시행된다. 종전에는 식품원료 다섯 가지만 기재하면 표기의무를 다하는 것으로 되어있었으니 식품업계로서는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소비자로서는 쓰인 원료들을 확인할 수 있게 됐으니 환영할 일이다.
아직 식품완전표기제가 실시되지 않고 있는 한국에 비해 오래전부터 식품완전표기제를 시행해 온 일본의 식품업계 상황은 어떠할까.
일본 식품첨가물의 산증인이라 불리는 아베 쓰카사의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국일미디어. 2006)는 이 같은 궁금증에 속 시원히 답한다. ‘고발’에 가까운 문투로 일본의 식품업계 상황과 식품첨가물이 어떻게 쓰여 왔는지 낱낱이 밝혔다.
아베 쓰카사는 안 먹고 줄이면 되는 과자 및 유해식품이 문제가 아니라 엄마가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첨가물이 안 들어가 있을 것이라 여기는 음식에도 첨가물이 들어가 있다고 경고한다.
“업계 최고의 첨가물 실력자였던 내가 회사를 그만둔 이유는 나도 내 가족 구성원도 소비자였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책은 과자, 가공식품의 맛을 만들어내는 주요한 성분, 내 아이와 가족의 혀를 마비시키는 식품첨가물의 실체와 제조 과정을 밝힌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어묵, 게맛살, 햄 등의 가공식품, 편의점에서 먹는 삼각김밥, 샌드위치는 물론 우리 음식의 맛을 내는 바탕 재료, 즉 간장, 고추장, 된장, 설탕, 소금 등도 첨가물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없다. 된장찌개를 끓일 때 넣는 시판 된장조차 콩과 누룩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전통적으로 해오듯 메주를 띄워 소금만을 이용해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는 것. 우리가 먹어왔던 소금과 설탕도 정제되는 과정에서 영양 성분은 모조리 빠져나가고 짠맛과 단맛만 남아 있는 결정체일 뿐이다.
저자는 지금까지 식품업계의 첨가물 남용은 은연 중 소비자들의 지지에 의해 지속되어왔다고 주장한다. 생산자와 판매자가 제시한 파격적인 가격과 간편함에 소비자들이 부응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첨가물 사용에 대한 지지를 접자고 소비자들이 직접 나서야 할 때라는 것.
“왜 햄에 젤리가 사용될까. 왜 햄버거에 대두단백이 들어갈까. 양을 늘려서 단가를 낮추기 위함이다. 싸야만 팔리니까. ○○○소스, △△△육수 등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간편하다는 점이 인기를 끄는 비결일 수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싼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구입하는 식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무슨 원료가 들어가 있는지 관심이 없다. 표기 내용을 전혀 보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소비자도 식품첨가물 지지자인 셈이다”
저자의 경고는 ‘지켜보기’ 수준으로 보고 지나갈 내용들이 아니다. 우리아이,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식품첨가물을 둘러싼 베일을 걷고, 음식 재료에 쓰인 정확한 원료를 파악하는 것은 소비자의 당당한 권리다.
저자 아베 쓰카사는 야마구치대학 문리학부 화학과를 졸업한 후 식료, 첨가물 전문회사에서 톱세일즈맨으로 근무하던 어느 날 자신의 가족 역시 소비자라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아 회사를 그만두었다. 이후 각종 강연을 통해 첨가물의 유해성을 강조하고, 식품 정보 공개를 주장하는 ‘첨가물 반대 전도사’로 변신했다. 현재는 자연해염 ‘사이신노시오(最進の塩)’ 연구기술부장, 유기농업 JAS판정원, 수질 제1종 공해방지관리원으로 일하고 있다.
[북데일리 정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