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스폰서섹션] ‘정치 9단’, ‘총체적 난국’,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 정치 사회 각 분야에서 널리 회자되는 정치조어(政治造語)들을 만들어낸 ‘촌철살인(寸鐵殺人)의 귀재’이자 ‘최고의 명대변인’이라 평가받는 박희태 국회부의장이 대변인 시절의 정치비화와 소회를 담은 회고록을 출간했다.

저자는 1988년 말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비언론계 출신인데다 정치 입문 6개월의 신참내기로 처음 여당의 대변인을 맡은 뒤 1993년 초 김영삼 정부 출범과 함께 법무부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때까지 4년 3개월간 민정당?민자당의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타고난 순발력과 정곡을 찌르는 송곳 같은 언변으로 언론은 물론 여야 모두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본격적인 ‘대변인 문화’를 이끌었다.

박희태 부의장은 유난히 곡절이 많았던 그 시절 대변인으로서 정치의 최전선에서 겪었던 3당 합당, 북방외교, 문민정부 탄생 등 굵직한 정치사의 비화들과 에피소드, 정치조어의 탄생 배경을 이 책에 풀어놓았다. 오랜 기간에 걸쳐 직접 완성한 원고, 풍부한 신문기사와 사진자료들은 당시의 치열했던 정치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저자는 국민이 사랑하는 정치가 되기 위해서는 정치도 재미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대변인 시절의 다양한 일화들을 책에 담았다고 말한다. 살벌한 정치판에서 웃음과 여유로 풀어가고자 했던 저자의 노력은 국민들에게 불신과 불쾌함만을 주었던 과오를 반성하고 재미있는 정치, 웃음꽃이 피는 정치, 그래서 국민이 사랑하는 정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의 실천이었던 것이다.

현대 정치사의 주요 인물로 손꼽히는 저자의 이야기는 상생과 대화는 없고 공격과 정쟁만이 난무하는 오늘의 정치 현실을 되돌아보고 타협과 공존의 정치문화를 기대하는 고견을 느끼게 한다.

정치의 이면

저자는 정치현장의 중심에 있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굵직한 비화들을 이 책을 통해 공개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1990년 1월 22일에 있었던 1노 2김(민정당 노태우, 민주당 김영삼, 공화당 김종필)의 3당 합당 선언. 청와대가 물밑에서 합당을 추진하며 제일 먼저 김대중의 평민당을 교섭대상으로 삼았고, 평민당이 이를 거절하자 민주당과 공화당을 상대로 개별적으로 접촉해서 민주당과 공화당은 합당 선언 직전까지 자신들이 한 당이 된다는 것을 미리 알지 못했던 사실이 밝혀진다.

한편, 1990년 3월 북방외교를 위한 박철언 정무장관과 YS의 소련 방문 당시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만날 공식일정을 잡지 못한 상황에서 두 사람이 먼저 만나려고 경쟁하던 일과 YS가 전격적으로 고르바초프와 면담한 후 만남의 증거를 묻는 기자들에게 ‘고르바초프는 참 잘 생겼다. 안 만나본 사람은 모른다’고 말했던 일화도 있다.

YS와 이종찬 의원 간의 경쟁, 노태우 대통령의 탈당 이후 도미노처럼 이어진 탈당의 대열 등 당의 위기와 격변을 극복하고 문민정부를 출범시킨 과정 또한 생생하게 담겨 있다. YS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대선에서 맞섰던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에 대해 ‘기업은 용서해도 사람은 용서할 수 없다’고 한 말과 그에 따라 현실 정치에서 벌어졌던 일화도 기록되어 있다.

촌철살인의 정치조어와 논평

저자는 1989년 12월 5공 청산 문제를 풀기 위해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야당 3총재의 청와대 회동에 대해 “대통령과 세 분 총재는 모두 ‘정치 9단’의 입신(入神)의 경지에 있다”고 표현하여 그 유명한 ‘정치 9단’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1990년 봄의 혼란하고 불안한 사회상을 일컬어 당시 이승윤 부총리가 ‘Total Crisis’라고 표현한 것을 저자는 ‘총체적 난국’으로 번역했고 이 말은 오늘날까지 정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또 1996년 총선 이후 첫 국회에서 야당의 공세에 맞서 야당을 ‘리모콘 국회’라 칭하며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이냐’고 했던 저자의 말은 유행어가 되었다.

한편, 1991년 세칭 ‘수서택지 특혜 분양사건’을 공격하는 야당의 장외집회에 대해 ‘보라매공원 집회는 보람이 없었다’, ‘여의도 집회는 여의치 않았다’, ‘부산 집회는 부산만 떨었지 실속은 없었다’고 했던 저자의 재치 있는 논평에 대한 일화도 실려 있다.

정치 9단의 대기(大器)들에 대한 인물평

정치의 최전선, 권력의 최측근에 있었던 저자는 우리의 정치사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대 정치가들에게 대한 재미있는 일화들도 소개한다. 6?29의 정신을 이어서 국민의 뜻을 잘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물대통령이라 불리는 게 좋다’고 말했던 노태우 대통령의 이야기부터 모스크바 강변에서, 폭우 속에서, 심지어 호텔 현관 처마 밑에서까지 했던 YS와의 조깅 일화가 실려 있다. 또한 1993년 금융실명제 실시에 대해 한학에 정통한 JP가 ‘홍곡(鴻鵠)의 대지(大志)를 연작(燕雀)이 어찌 촌탁(忖度)하지 못하겠느냐’며 새로운 표현법으로 지지의 뜻을 밝혔던 일과 DJ의 유려한 달필 등 저자가 옆에서 지켜본 정치 대기(大器)들에 대한 인간적인 면모까지 이 책에 담아냈다.

■ 지은이 : 박희태

서울 법대를 나와 1961년 고시 사법과에 합격했다. 그 다음해부터 육군 법무장교 검사를 거쳐 법무부, 대검, 서울, 부산, 대구, 대전, 청주, 춘천 등에서 검사와 부장검사, 검사장 등을 역임하는 등 26년간의 현직 법조인 생활 끝에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을 끝으로 국회에 진출했다.

1988년 경남 남해?하동에서 13대 국회의원으로 처음 당선된 후 14?15?16?17대에 걸쳐 연속으로 당선되어 현재 5선의원이다.

초선 때인 1988년 12월부터 당 대변인을 맡아 4년 3개월간 대변인을 계속하여 ‘정당사상 최장수 대변인, 최고의 명대변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변인을 끝내고 법무부장관, 국회법사위원장, 운영위원장, 원내총무(여당 1회, 야당 1회), 한나라당 부총재(직선), 최고위원(직선), 대표최고위원 권한대행 그리고 대표최고위원을 역임했다. 현재는 국회부의장이다.

검사생활을 하면서도 꾸준히 학문에 뜻을 두어 1970~197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 버클리법대에서 수학을 하고 건국대 대학원을 나왔으며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 정가 : 12,000원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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