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김한수기자]

프랑스 파리의 콩코드광장 복판에는 이집트에서 가져온 오벨리스크가 서있고, 루브르박물관 뜰에는 유리피라미드가 설치돼 출입문으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까지는 유럽인들의 이집트 문명에 대한 관심의 소산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왕정과 기독교까지 거부한 프랑스대혁명 직후 혁명세력이 바스티유 감옥 터에 세운 것이 고대 이집트의 여신 이시스상(像)이었다는 점은 다소 의외다. 또 벤저민 프랭클린이 도안에 관여한 미국 1달러 지폐에 피라미드가 있고, 그 안엔 눈동자 하나가 그려진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찾아보면 피라미드 속에 눈동자가 그려진 문양은 꽤 많다. 1789년 초안된 인권선언문 표지 그림에도, 미국의 국새에도 있다. 왜 그럴까? 혹시 무언가를 상징하기 위한 기념표식 같은 것은 아닐까?

이집트 피라미드 등 고대문명의 수수께끼를 다룬 ‘신의 지문’으로 국내에도 많은 독자를 확보한 저자들이 이번엔 서구사회의 미스테리 비밀결사조직인 ‘프리메이슨’의 역사를 다뤘다. 저자들에 따르면 피라미드와 눈동자는 프리메이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문양이며 뉴턴, 볼테르, 루소, 프랭클린, 조지 워싱턴 등은 프리메이슨 단원이었다. 프랑스대혁명의 3두 마차 중 당통과 마라도 프리메이슨 단원이다.

그렇다면 프랑스대혁명과 미국건국에까지 프리메이슨의 거대한 마스터플랜이 작용했다는 이야기인가? 저자들은 이 같은 의문을 갖고 프랑스대혁명을 기점으로 과거와 현재 양 갈래로 프리메이슨의 미스테리를 추적한다. 거슬러 올라간 역사에는 이집트의 신전과 오벨리스크, 예루살렘의 신전 등을 건축한 기술자들이 있다. 또 기독교 초기에 이단으로 박해 받았던 그노시스파(영지주의), 가톨릭에 반기를 들고 프랑스 남부 랑그독그 지방을 중심으로 지극히 경건한 신앙생활을 했던 이단 카타리파, 또 십자군 전쟁에서 전설적인 무공(武功)을 떨쳤지만 1307년 교황 클레멘스 5세에 의해 이단판정을 받고 전원 체포돼 화형(火刑) 당했던 템플기사단 등의 계보가 나타난다. 살아남아 잠적했던 템플기사단이 근·현대의 프리메이슨으로 연결됐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 DNA처럼 프리메이슨 단원 서로를 이어준 상징 표식이 피라미드와 눈동자, 솔로몬신전의 두 기둥과 오각별 등이라는 주장이다.

프랑스대혁명과 미국혁명이 프리메이슨 단원들의 배후조종으로 일어났다는 저자들의 가설은 이후 세계 근·현대사부분으로 넘어올 수록 당혹스럽다. 책에 따르면 이스라엘 건국을 집중적으로 지원한 루스벨트, 트루먼 등 미국대통령들도 이 단체 단원들이다. 트루먼은 1948년 5월 15일 벤구리온이 이스라엘의 독립을 선언한 지 불과 몇 분 후 이스라엘을 주권국가로 승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서양 근·현대사가 한 비밀결사에 의해 움직였다는 가설인 셈이다. 저자들은 방대한 자료를 동원, 고대 이집트에서 미국의 9·11테러까지 종횡하면서 정사(正史)에서는 볼 수 없던 미스테리, 음모, 비밀, 암호의 역사를 해독하고 있다.

(김한수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hans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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