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소녀, 삼팔선을 넘다



[조선일보 김윤덕기자]

1945년 봄, 집 앞마당에 심어진 늙은 소나무 아래에서 기력이 쇠한 한 노인이 명상하는 풍경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해방과 분단, 전쟁으로 점철된 우리 슬픈 역사에 대한 자전적 기록이다.

당시 열 살이었고 평양에 살았던 숙안에게 ‘해방’은 희망의 시작이 아니었다. 양말공장 언니들을 정신대로 몰아가고, 할아버지의 목숨까지 앗아간 일본 경찰은 제 나라로 쫓겨갔지만, 이번엔 소련군이 마을에 들어온다. 어른들은 어른들끼리,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날마다 회의를 하며 서로를 감시하는 일상. 선전과 강제노동에 시달리던 숙안의 가족들은 정든 평양을 떠나 월남하기로 결정한다. “왜 우리는 식구끼리 이웃끼리 우리가 바라는 대로 오순도순 살면 안될까. 왜 우리에겐 자유가 없을까.”

도미해 중·고교 역사교사로 일했던 저자가 자신이 실제 체험한 삶을 토대로 영어로 썼다. 저자는 “어린 동생의 손을 잡고 철조망을 넘어온 어두운 기억으로 돌아가는 것은 너무나 고통스러웠지만 어린 세대들에게 자유와 참다운 용기가 무엇인지 보여주기 위해 소설로 남겼다”고 말한다. 미국도서관협회 최우수 청소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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