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있는 삶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서 편집자가 책과 인연을 맺는 첫 만남의 형태는 참으로 다양하다. 우연 같기도 하고 필연 같기도 하고 혹은 형식적일 때도 있지만, 모두가 재미있고 신비로운 경험이다. 이 책이 세상에 나가 기쁨을 주기도, 고통을 주기도 하지만 모두가 내 몫이라 사랑스럽다.
허름하고 낡은 한 권의 원서를 만난 건 지난 1월, 편역자인 전경일씨와 새 책에 대해 논의를 하던 중 100년도 넘은 1893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 원서 이야기를 스치듯 들었던 며칠 후였다. “한번 볼게요” 하면서 내심으로는 막연한 호기심 정도였다. 하지만 출간 결정을 하기까지는 100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할 만큼 즉흥적이고 빨랐다. 무조건 출간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10여년 책을 만들면서 가끔 우러나는 ‘직관’ 같은 것이 빠르게 작동했다고나 할까. 어떻게 이 주옥 같은 글들을 독자에게 전할지 고민하는 건 즐거운 고통이었다.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그 아름다움에 빠져드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한다. 그 아름다움은 다름 아닌 자신의 삶에 대한 투명한 성찰이었다. 평범하게 전달하는 단문 단문이 가슴 깊숙한 곳에서 고요히 쉬고 있는 내면의 정적을 깨뜨리며 닫힌 마음을 마구 흔들어버리는 ‘내 삶에 대한 뜨거움’!
이 책은 무엇보다도 삶을 사랑하고 싶지만 사랑하는 방법을 잊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선물이다. 무엇이 가치 있게 사는 삶이고, 그 삶을 위해 어떤 집착을 버려야 하고 어떤 자세와 실천을 해야 하는지를 마치 후배에게 들려주듯이 간결한 문장과 적절한 비유를 통해 전해 주고 있다. 책을 만드는 사람 역시 정화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짧은 글을 다듬는 작업은 긴 글을 다듬는 것에 비해 몇 곱절의 노력이 필요한 법. 아마도 100년 전의 저자 역시 수많은 시간을 투여해서 이 글들을 정리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마치 보석처럼 빛나는 활자들이 우리의 삶을 겨냥해서 살아 움직이는 듯하고, 100년의 시간을 관통한 채 가슴의 울림으로 우리를 격려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