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이경희] 괜찮아, 내일은 다를거야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오현수 옮김

대교베텔스만, 347쪽, 9800원

'빨간머리 앤'의 저자인 몽고메리(1874~1942)의 초기 단편 19편을 묶었다. 이야기에는 하나같이 부모 중 최소한 하나는 잃은 아이가 등장한다. 돌아갈 집이 없어 방학에도 기숙사에 머물러야 하는 아이부터 먼 친척에게 노예처럼 학대받다가 가출한 아이까지…. 행복과는 거리가 먼 이들이지만 주인공들의 주변에는 따뜻한 이웃이나 핏줄이 나타나고 행복한 결말을 맞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어른들의 어린 시절을 사로잡았던 '빨간머리 앤'의 밑거름이 됐을 단편들이다. 캐나다에서 태어나 생후 14개월에 어머니를 잃고 엄격한 외가에서 성장한 저자의 어릴 적 고통과 희망, 꿈이 스며들어 있다. 그 시절만큼 고아가 흔치 않은 요즘, 온통 고아 이야기로만 채워진 이 책이 좀 낯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가치인 따뜻한 애정과 사랑이 전체를 관통한다. 현대인이 잊고 지내기 쉬운 인간에 대한 예의나 사랑 등도 끄집어낸다. 형식상 동화에 가깝긴 하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은 돼야 읽기 적합할 듯하다.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좋겠다. 이야기 속에는 여러 유형의 어른들이 나온다. 자신이 아이들의 눈에 어떻게 보이는 어른일지 비춰 보는 거울이 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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