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에 읽는 사무엘 베케트 - 30분에 읽는 위대한 예술가 25 30분에 읽는 위대한 사상가 25
스티브 쿠츠 지음, 이영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9월
절판


사무엘 베케트라는 이름은 모를지언정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연극의 제목은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희곡을 읽거나 연극을 보기 전에 가지는 고도란 과연 무엇을 가리키는가 하는 호기심은 작품을 보고 나서도 풀리지 않는다. 고도가 신이다, 자유다, 희망이다 등 온갖 해석이 난무한 가운데, 고도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베케트는 "그걸 알았더라면 작품 속에 썼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여전히 지금도 비평가들이나 관객들은 추측하고 해석하려 애쓰고 있다. 이것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작품들도 여백의 미가 강하기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베케트라는 인물만큼이나 그의 작품들도 수수께끼처럼 여겨지고 있다.

=>맞아요. 저 역시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었는데 정작 작가의 이름을 잊고 있었답니다. 이 책도 사무엘 베케트가 작가라는 것만 알았지 대표작이 뭔지 몰랐다가 읽음으로써 알게 되었어요^^-.쪽

그는 언어 구사력이 뛰어나 프랑스어와 영어, 두 가지 언어로 작품을 집필했다. 이런 그의 여러 작품들은 헤럴드 핀터, 에드워드 올비 등의 무수한 극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전통적인 글쓰기 관습을 과감히 버리고 항상 실험적인 자세를 유지하여 언제나 시대를 한발 앞서 나갔다. 그는 '부조리극' 작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하나의 언어로 책을 집필하기도 어려운데 두가지 언어로 작품을 집필했다니.. 질투가 나네요.

《고도를 기다리며》의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누군지도 알 수 없는 고도를 집요하게 기다리며 무의미한 행동들을 하고 지루함을 극복하기 위해 끝없이 무슨 말인가를 지껄여댄다. 논리적인 전개와 체계적인 구성이 완전히 결여된 부조리한 세계를 제시함으로써, 그리고 참혹한 전쟁을 겪은 현대인들의 존재와 삶의 문제들이 무질서하고 부조리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것이 바로 부조리극이다. 이러한 삶의 무의미함은 뿌리를 상실한 데서 비롯되고, 따라서 '나'는 누구인가 하는 정체성의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하게 된다. 그러나 부조리한 세계 속에 사는 인간이기에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타인들 속에서 점점 소외되어간다. 부조리극은 바로 이러한 현실을 극으로 보여준다.

=>언젠가 다시 읽어보려고 아직도 책장에 고요히 간직하고 있는 책입니다.^^-.쪽

부질없어 보이는 대사들, 이해할 수 없는 인물들, 쓸쓸하고 황량한 무대. 그의 난해한 부조리극은 그러나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극장의 중요한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이는 시간과 장소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불확실성과 더불어, 인간 존재의 정체성이라는 초시간적인 주제를 다룬 때문일 것이다. 세상의 시선을 피해 은둔 생활을 하며 자신의 이름보다는 작품의 제목을 더 유명하게 만든 사무엘 베케트. 그의 작품은 앞으로도 꾸준히 우리의 마음에 큰 울림이 될 것이다.-.쪽

베케트의 최소주의 작업 방식, 전통을 깬 급진적인 글과 연극은 오늘날의 많은 예술가들의 작품에 영향을 끼쳤다. 극작가인 해럴드 핀터와 톰 스토퍼드에 작품에는 그의 영향이 배여 있고, 작곡가인 스티브 라이히와 필립 글래스는 베케트의 성김과 반복적인 구절법을 흉내 내고 있으며, '베케트적인'이라는 말은 황량함과 서글픔을 의미하는 단어가 되었다.

매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을 서슴지 않은 베케트는 선대의 전통을 재정의한 20세기 선구자들 중 한 명이었다. 그의 작품은 예술적 표현을 해방시킨 격동의 1950년대, 60년대, 70년대의 시대정신(zeitgeist)의 일부였다. 그의 작품을 보았거나 안 보았거나 상관없이, 그의 음울한 비전은 우리의 의식을 지배해왔다.

베케트는 기존의 제약을 벗어 던지고 실험에 매진했다.-.쪽

《고도를 기다리며》는 극장의 밤 공연을 겨우 채울 만한 길이였다. 베케트의 그후 작품들은 상연 시간이나 읽는 시간이 훨씬 더 짧아졌다. 개별 작품으로 구상되긴 했지만, 완전한 연극 공연을 위해 네다섯 작품을 한 프로그램으로 묶어 공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 누적 효과로 인해 관객들은 그 이상의 인상을 받았다.

다른 작가들은 좀더 포용력이 있었던 반면, 베케트는 좁은 강박관념들을 무자비하게 계속 두드려대어 각각의 작품을 그 자체로서 온전한 실재로 만들었다. 그러나 베케트의 작품에는 누적 효과가 있다. 그의 완결된 작품은 온갖 국면을 지닌 하나의 '인생'인 것이다. 아마 이것이 거대한 문학ㆍ극예술 세계와 그를 갈라놓는 점일 것이다. 그는 예술적 반도(半島)이지만, 정말 경치 좋은 반도이다.-.쪽

《필름》에서 베케트는 영화의 내러티브 기법을 사용하여 쫓기는 자와 쫓는 자 간의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라디오극인 《타다 남은 장작》은 내러티브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음향 효과를 쓴다. 역시 라디오극인 《말과 음악》은 음악을 사건 내의 한 인물로 내세운다. 음악은 정서적인 방식으로 텍스트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연극 작업에서 베케트는 공연 장소의 역학과 공간을 이용하여 작품에 의미를 더했다. 《내가 아니야》에서 대사를 하는 배우는 공간에 떠 있고, 《발소리》는 무대 가장자리의 긴장감과 관객과 배우 사이의 경계선에서 왔다갔다 하는 움직임을 사용하며, 《행복한 나날》은 무대의 그림 같은 특징을 활용한다.-.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