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등단 이래 열정적인 비평활동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신예 평론가
김영찬씨(41)의 첫 평론집 ‘비평극장의 유령들’이 창비에서 출간됐다. 김씨는 진지하고 예각적이면서도 한곳에 치우치지 않는 성숙한 글쓰기의 자세로 199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한국 소설문학의 다양한 증상들을 짚어나간다.
1부에는 “90년대 문학의 끝과 2000년대 문학의 문턱에 대한 대강의 지도그리기”를 시도하는 주제론적 글들이 담겨있다. ‘한국문학의 증상들 혹은 리얼리즘이라는 독법’은 2004년 ‘
창작과비평’ 여름호 특집으로 실린 백낙청, 최원식의 글을 ‘리얼리즘 독법’이라 진단하고 허와 실을 조목조목 논박해 평단의 화제를 모았던 글이다.
2부에서는 2000년대를 즈음해 등단한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대상으로 “상상과 허구의 새로운 문법과 가능성을 탐색”하여 2000년대 문학의 실체를 가늠해본다. 3부는 개별 작가에 대한 분석에 들어가
김승옥부터
김연수에 이르기까지 그간 적지 않은 성과를 보여온 작가들의 진지한 문학적 성찰과 자기탐구의 면모를 살펴보고 있다.
김씨는 “비평은 공감하고 분별하며 비판하는, 그 모든 것이 하나가 되는 작업이며, 그것을 통해 ‘나’ 안의 증상과 대화하는 것”이라며 “비평이 할 일 중 하나는 밑바닥에서 웅성거리는 그 유령들의 목소리를 세심히 따라 읽고 의미와 맥락을 부여하며 공과를 따져 헤아리는 것”이라고 했다.
‘문학의 위기’를 말하는 시대, 오히려 문학 내부로 깊숙이 파고들어 그 안에서 희망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