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일보 기선민] 샐러리맨 R씨, 세계일주 떠나다
리프 K 하파르 지음, 이은선 옮김
이마고, 528쪽, 1만4800원
'샐러리맨 R씨, 세계일주 떠나다'는 제목 그대로 회사원 R씨가 1년 동안 세계일주를 하면서 적어내려간 여행 일지다. 샐러리맨 주제에 팔자 한번 좋다고? R씨는 정리해고를 당한 뒤 그 충격 완화를 위해 자신에게 '안식년'을 선물한 것뿐이다. 그는 여자친구와 함께 오토바이에 몸을 싣고 6개 대륙, 45개국을 누빈다.
바꿔 탄 오토바이만 11대. 그중 1대는 잃어버렸다. 코끼리.낙타도 한번씩 타봤고 모기에 물린 회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스쿠버 다이빙은 38회나 했고, 원활한 여행을 위해 뇌물을 바친 공무원 숫자만 1만2000여 명이다. 어떤 나라, 어떤 장소에 가더라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저자의 생기발랄한 입담과 눈썰미가 제법이다. 머리 속에서만 사표를 수천 번 써봤던 이 땅의, 전 세계의 회사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물하는 책이다. '정리해고된 후 세계일주'는 미국의 한 통신회사 마케팅 담당 부사장이었던 저자의 실제 체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