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홍수현] 레모네이드를 팔아라

빌 랜칙 지음, 어린이경제신문 편역

164쪽, 9000원, 어린이중앙

이 아이 징그럽다! 어떤 아이가 여덟살에 스케이트 보드를 사겠다며 유모차에 레모네이드를 싣고 기동성 있는 장사를 하는가. 열두살 때는 자기가 쓰던 장난감 자동차, 누나가 쓰던 인형놀이 세트를 모아 꼬마 4명을 한꺼번에 돌보는 놀이방을 운영하기도 한다. 떡잎부터 달랐던 것일까. 아무튼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어프렌티스'의 최종 우승자이자 이 책을 쓴 빌 랜칙의 어린 시절은 발칙.깜찍한 경제에 관한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다. '어프렌티스'란 일자리를 구하고싶은 젊은이들이 모여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면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우승자를 점찍어 자기 회사 최고경영자(CEO)로 고용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빌 랜칙은 벼락스타 CEO가 된 셈.

그런데 그의 어릴 때 이야기를 들어보니 빌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스타는 아니었다. 할머니가 만들어준 맛있는 팬케이크를 먹으면서도 이 요리법을 배워 써먹어야지 하는 꿍꿍이가 있고, 용돈벌이 삼아 하던 신문배달도 좋아하는 야구를 꾹 참아가며 하는 참을성도 있다. 물론 팬케이크는 할머니 친구들에게 팔아 15달러를 벌고, 제일 평가를 잘 받는 신문배달원이 되어 25달러의 보너스를 받았다.

10대 시절의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담은 쌓이고 쌓여 어느덧 대기업의 경영전략을 짤 줄 아는 능력으로 변모했다. 미국 사정에나 맞는 사례라 폄하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빌의 합리적 사고방식과 자립심만큼은 대한민국 땅으로 고스란히 빌려와도 좋을 듯 싶다. 아이가 작은 일부터 사업계획을 세우고 저축하다보면 돈을 버는 즐거움, 쓰고 싶은데 쓰는 즐거움, 때로는 남을 위해 봉사하는 즐거움도 저절로 알게 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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