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그늘 1
김하인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3월
평점 :
품절


"목련꽃 그늘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 읽노라..."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이 노래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러고보니 전 김하인씨의 책을 한번도 읽어본적이 없더군요.

솔직히 왠지 피하고 싶었던류의 책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암튼, 제목 때문에 선택한 책인데...
솔직히 말하자면 이제 이런류의 소설이 유치하게 느껴지는건..
사랑에 대한 순수한 감정이 없어서인지... 아님 책속의 내용에 그냥 동감이 안되는건지 모르겠네요.

중학생인 재민인 대학생인 누나를 좋아하게 되고,
앞으로 5년뒤에 의대에 들어가면 누나를 사귈수 있다는 말에 공부에 전념합니다.

그리고 인영과의 연인이었던 기석은 군대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그런 사실도 모른채 의대에 합격 통지서를 인영에게 내밀며 나타난 재민...

아직 2권은 읽지 않았는데, 왠지 재민과 인영의 관계를 읽어보지 않아도 알것 같아요.

그래도 이 책속에 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은 책 제목이 되기도 했겠지만,
목련꽃의 피고 짐에 대한 느낌에 관한 글이었습니다.

엔딩이 제 예상과 같을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겠어요.

목련은 잎 없이 먼저 꽃을 피운다.
다른 나무나 꽃나무들은 거의 다 잎새가 먼저 피어나고, 수많은 잎들이 바람결과 햇빛의 온도를 감지해 본 뒤 숨겨놓은 꽃순의 문을 노크해 나오라고 알려주는 것이다. 마치 공주의 행차를 알리는 시녀들처럼. 그러면 기다렸다는 듯, 서로의 어여쁨과 아름다움을 시샘이라도 하듯 앞 다투어 꽃 봉우리는 꽃망울을 터뜨린다. 순식간에 나무 하나를 소란스러운 화색으로 가득 채운다.
앙상하지만 깨끗한 벗은 몸매 같은 맨가지에서 하나 둘 탐스럽게 피어나는 목련의 모습은 고고하고 정결하다. 재잘거리는, 수다스런 잎들과는 결코 같이 피거나 나무에 함께 매달리지 않는 목련꽃의 습성은 가히 결백적이다. 흰색과 미색의 중간색, 혹은 티 하나 묻지 않은 흰색으로 꽃이 핀 모습은 처음 흰 블라우스를 입고 외출하는 턱선 고운 처녀의 우아한 자태와 미소를 보는 거 같다.그러나 잎 없는, 번잡과 소란을 싫어하는 목련이어서 그런지 그 순결한 꽃잎이 떨어질 때는 더없이 참혹하다. 검은 사신(死神)이 그 동안 시샘하기라도 했듯이 무참하게 짓밟아 그 희고 빛나던 꽃의 살결을 검게 물들인다.
기껏해야 꽃나무인 주제에 뭐 그리 순결하고 깨끗하냐고 냉소를 퍼붓듯 바닥에 떨어진 두툼하고 커다란 흰 꽃잎을 순식간에 완전히 거무튀튀한 검은색으로 만들어버린다. 목련나무는 그 꽃들이 다 떨어져서야 잎을 피운다. 지나간 사랑을 푸른 가슴으로 노래하듯이 잎들을 가슴빛으로 돋궈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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