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유석재기자]
“신(信)이란 음양이 합일해서 진실무망(眞實無妄)을 이룬 것이다. 무망은 진공(眞空)이다. 비어도 비지 않으며 비지 않아도 비었으니, 인의예지(仁義禮智)가 다 그 안에 있다.”
진융(金鏞)의 소설 ‘사조영웅문’을 통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전진도(全眞道)는 사실 역사 속에 실존했던 중국 도교의 한 교파다. 주술성을 배제하며 유교·불교의 사상을 흡수한 이 교파의 용문파(龍門派) 11대 전인(全人)이 바로 저자 유일명(劉一明·1734~1821)이다. 도교 사상가로서는 드물게 그의 수많은 저술은 지금까지도 전해 내려오는데, 그중 대표적인 책이 ‘주역천진(周易闡眞)’이다.
이 책은 ‘주역’의 원전을 하나하나 따라가면서 도교적인 관점에서 그 경문을 풀어낸다. 사실 ‘주역’은 유교의 근본 경전. ‘남의 책’을 통해 도교 수련의 원리와 과정을 설명하면서도 유·불·선이 종합된 시각을 잃지 않는다. 인간의 성정(性情)을 도야해 성(性)과 명(命)을 보존하는 합리적인 수행 방법으로 신비주의를 극복한다는 것. 역자는 역(易) 사상에 정통한 동양철학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