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의 풍요로움이 행복의 가치를 저울질하는 이 시대 사람들의 의시고 속에 맑고 선명한 정신을 심어주고 영훈을 성숙하게 하는 인도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물질적 부와는 겨울수 없는 고귀하고 소중한 결실을 건네 줍니다. 히말라야의 지혜와 갠지스 강의 사랑이 머무르는 당은 언제까지나 눈 맑은 영혼을 가진 순레자들의 고향이 될 것입니다. -.쪽
갈증
부자가 되고 싶다. 향수에 목욕하고, 비단 침대에서 잠이 들고, 호사스런 음식을 먹으며 아름다운 아내와 귀여운 자식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궁궐 같은 집에서 살고 싶다. 호수가 있고 나무와 꽃들이 가득한 드넓은 정원을 갖고 싶다. 유명한 영화배우가 되고 싶다. 모든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값비싼 옷을 입고 거리를 누비며, 극장에서 걸어 나올 때면 여자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줄줄 따르는, 잘생긴 배우가 되고 싶다. 번쩍거리는 차를 타고 파티에 참석하면 카메라 플래시가 연신 터지는 화려한 삶을 살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면 나는 갈증이 난다. 하늘만큼이나 높다란, 멀고 먼 곳을 올라가야만 할 것 같은, 이룰 수 없는 꿈 때문일까. 주위를 돌아보면 이것이 비단 나만이 꾸는 꿈은 아닐 터인데…
뜨겁게 달아오르는 주체할 수 없는 갈증, 이를 악물어도 참을 수 없는 목마름… 한 컵의 냉수로는 부족하다-.쪽
주인
암베르의 천년 고성에는 사람이 살지 않습니다. 비둘기들이 빈 성을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일평생 막노동으로 죽어간 한 서린 사람들이 새가 되어 살고 있습니다.
아프고 병든 몸으로 흙을 나르고 햇볕에 달구어진 돌을 쌓고 굶주린 배로 벽을 바르고 고통의 기둥을 세웠습니다.
성에 맺힌 사연들을 다 이야기하지 못한 서글픔으로 성에 묻어야 했던 통곡 없는 시체의 애달픔으로 성에 빼앗긴 인생을 돌려받아야만 하는 원한으로
구 구 구 구… 구 구 구 구…
언젠가는 새들도 성을 떠나겠지요. 언젠가는 새들도 미련을 버리겠지요. 성에 얽힌 집착이 끊어지는 날에는.-.쪽
껍질
'나'라는 모습의 껍질이 있습니다.
남자의 껍질, 여자의 껍질 잘남의 껍질, 못남의 껍질 가문의 껍질, 직위의 껍질 지식의 껍질, 무식의 껍질 부유의 껍질, 빈곤의 껍질 교만의 껍질, 이기심의 껍질 허영의 껍질, 비굴함의 껍질 권위의 껍질, 권력의 껍질 허물의 껍질, 독선의 껍질 탐욕의 껍질, 성냄의 껍질 어리석음의 껍질, 현명함의 껍질 맑음의 껍질, 탁함의 껍질 승리의 껍질, 패배의 껍질 …… 수두룩하여 이름조차 다 나열할 수 없는 껍질들이 나라는 모습을 겹겹이 감싸안고 있습니다. 두꺼운 껍질의 무게감으로 삶은 더더욱 힘겨워지기만 합니다.
나라는 모습의 껍질 속에 있는 한 결코 완성된 삶의 강을 건널 수가 없습니다. 나무로 만든 부처는 불을 건너지 못하고 흙으로 만든 부처는 물을 건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껍질을 하나하나 벗겨낼 때 안에 담긴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껍질을 벗겨내려 용기내어 노력할 때 보람과 희망의 결실을 얻을 수 있습니다.
껍질을 벗어나 얽매이지 않을 때 참다운 자유와 행복을 맛볼 수 있습니다.-.쪽
목욕하는 여인
물가에 나와 몸을 씻습니다. 내 허울의 옷가지를 벗어던지고 묻어 있는 삶의 때를 씻어냅니다.
머리카락에 묻은 망상의 때를 씻어냈습니다. 얼굴에 묻은 욕망의 때를 씻어냈습니다. 손에 묻은 죄의 때를 씻어냈습니다. 가슴에 묻은 성냄의 때를 씻어냈습니다. 배에 묻은 탐욕의 때를 씻어냈습니다. 발에 묻은 어리석음의 때를 씻어냈습니다.
마음이 정리되는 것만 같습니다. 정신이 맑아지는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물 위에 비치는 내 모습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에고의 때는 씻기가 너무 힘듭니다.
그것은 차마…-.쪽
갠지스의 화장터
병들어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은 화장터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술 것이다. 화장터 주위의 늙은 걸인들은 구걸한 돈을 모아 자신의 태울 장작을 살 것이다. 송장을 치우는 이는 껍데기만 남은 시신을 나무토막처럼 불구덩이에 내던질 것이다. 아무도 통곡하지 않는 장례식은 금세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게 될 것이다. 장작이 모자라 타다 남은 가난한 이의 시신은 그대로 강에 버려지게 될 것이다. 타고 남은 숯을 줍는 소년은 그것으로 옥수수를 구워 내다 팔 것이다. 종을 흔들어 염을 하는 승려는 한 서린 영혼을 달려줄 것이다. 시신을 태운 연기는 공기 중에 흩어져 사람들의 코와 눈과 입으로 들어갈 것이다. 타다 남은 시체는 강을 떠내려가다 물고기의 밥이 될 것이다. 강물에 그물을 던지는 어부들은 그 고기를 낚아 양식으로 삼을 것이다. 강변의 독수리 무리는 떠내려온 남은 시체를 남김없이 쪼아 먹을 것이다. 강바닥에 가라앉거나 떠내려간 시체는 기름진 흙이 되어 식물을 뿌리내리게 할 것이다. 성스러운 강에 나온 순례자들은 뼛가루가 뿌려진 물을 마시고 목욕을 하고 기도를 할 것이다.
삶과 죽음의 희비가 교차하는 정점, 갠지스의 화장터.-.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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