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임정훈 기자]
 
▲ 파스텔톤의 은은한 멋이 있는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의 책표지
ⓒ2006 후마니타스
노동운동과 노동계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여전히 존재하는 오늘의 현실 속에서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이라고 외치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작달막한 키에 다부진 듯 보이는 몸매, 그리고 날카롭게 반짝이는가 하면 금세 눈물 그렁그렁해 질 것 같은 눈빛을 지닌 한울노동문제연구소 하종강 소장. 그가 또 책을 냈다.

책의 앞표지 판권란에 찍힌 1판 1쇄를 펴낸 날이 5월 1일 노동절인 것도 우연의 일치만은 아닌 것 같다. 노동자와 노동현장에서 20년이 넘도록 동고동락한 그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가는 데가 있는 부분일 것이다.

그의 강의를 몇 차례 들었고, 그의 누리집을 들락거리며 혹은 다른 지면에서 그의 글을 읽어온 나로서는 그의 이번 책이 그다지 새롭지는 않다.

그럴 줄 미리 알았다는 듯 책의 첫머리에는 "하종강의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은 노동문제를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노동문제에 대한 이해가 별로 깊지 않은 그런 보통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는 친절하지만 좀 기분 나쁜(?) 안내문이 들어 있다.

그런 까닭에 책의 첫머리에서 밝힌 내용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물론 나처럼 노동문제에 대한 이해는 별로 깊지 않지만, 노동문제를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까지도 얼마든지 이 책의 독자가 될 자격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열 일 제쳐두고 읽어봐야할 책이다.

이 책에는 '사회의 발전과 진보를 위한 노동자의 요구는 항상 정당하고 옳으며, 그로 인한 조금의 불편은 참고 지켜봐 줄줄 아는 것이 진정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그의 외침이 노동자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곳곳에서 솟아오른다.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맞아죽을 각오로 하는 '친조종사 파업' 선언"이라거나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를 말하는 여러 편의 글들 그리고 노동 운동을 용납 못 하는 우리 사회에 던지는 도발적이고도 정치한 발언 등으로 이 책은 숨이 가쁘다.

▲ 하종강 소장의 누리집. <자유 게시판>은 물론<강연요청 게시판>은 늘 분주하다.
ⓒ2006 임정훈
전체 5장으로 구성되었는데 각 장의 첫 장에는 손문상 화백의 그림이 곁들여져 있어 그 맛과 재미도 쏠쏠하다. 에필로그로 글 두 편이 마지막에 덧붙여져 있는데 그것도 천천히 읽어보면 하종강이라는 사람의 됨됨이를 알고도 남을 만하다.

책장을 넘기는 간간이 '만날'을 '맨날'이라거나 '이심전심'을 '이신전심'이라고 적어 놓는 등의 오자를 발견하는 것도 숨은 그림 찾기처럼 재미는 있으나, 흥미롭지는 않다. 2쇄에서는 좀더 꼼꼼한 교정 작업으로 이런 재미는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노동운동을 말하는 책답지 않게(?) 표지가 깔끔하고 온화한 것도 매력이다. 표지만으로도 충분히 독자를 끌어당긴다.

끝으로 이 책이 한 10만 부쯤 팔렸으면 좋겠다. 출판기념회에서 출판사 직원들이 말하기를 '이 책이 5만 부쯤 팔리면 제주도를 가자'고 했단다. 그러니 제주도를 다녀오려면 가는 데 5만 부 오는 데 5만 부 해서 적어도 10만 부는 팔려야 하지 않겠는가.

10만 명의 독자들로 하여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차별보다는 이해를, 나 혼자보다는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이 돼야 한다는 공감의 울림으로 넘쳐 더 이상 이 책이 쓸모가 없어진다면 하종강 소장이나 출판사 직원은 물론 이 책을 읽어야 한다며 독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기자까지도 서운할 게 하나도 없을 것 같다.

하종강은 누구?

 
1955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1년 중 300일 이상 전국을 돌아다니며 ‘노동 교육’을 하고 있다.

현재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정위원, 인천대 강사, 한국노동교육연구원 객원교수, 노동자교육센터 교육위원 등을 맡고 있다.

1994년 <너무 늦게 만난 사람들>이라는 글로 제6회 전태일 문학상을 받은 것을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으로 여기고 있다.

(누리집 : 하종강의 노동과 꿈 www. hadream.com) / 임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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