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불 들어 갑니다~”

제자인 원현 스님이 스승인 신돈의 시신을 태우면서 울부짖은 대사처럼 MBC 드라마 <신돈>이 지난 7일 61회를 끝으로 종영의 불을 지폈다.

<신돈>은 방송 초기 원나라와 고려를 오가며 박진감 넘치는 화면과 연기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으나 이후 긴장감이 떨어지는 구성으로 시청률은 부진했다.

이는 역사적 인물인 ‘신돈’에 대한 사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드라마를 전개해야 하는 한계도 있었지만 지나치게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애정관계에 집착한 드라마 전개에도 그 이유가 있다.

그러나 <신돈> 시청자게시판에는 “시청률은 낮았지만 최고의 드라마였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었고 드라마 종영 직후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검색순위 1위에 ‘공민왕’이 오르기도 했다.

또한 방송 마지막 회에서는 공민왕을 옛 고구려 영토를 회복하고 노비제도를 다듬은 개혁정치가로 평가해 주목을 끌었다.

이처럼 공민왕과 신돈은 원의 지배로 스러져가는 고려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마지막 안간힘을 쓴 인물이었으며 이는 새로운 국가를 탄생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정치학자 김영수씨가 쓴 <건국의 정치>(이학사.2006)는 고려왕조가 마지막 불꽃을 사른 고려말과 조선초기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다룬 연구서이다.

책은 공민왕 시대에 정치적 변동이 본격화되었으며 완전하게 새로운 문명으로의 전환을 이룬 시기라고 본다.

또한 저자는 “14세기 말의 변혁이 오늘날 한국인의 전통적 정체성의 기원을 탐색하는 잣대”라고 이야기한다.

결국 신돈은 천민이 춤추는 세상을 만들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가 뿌린 개혁의 불씨가 조선을 건국하게 되는 활화산이 되었다.

“편조야, 세상에 나가서 무엇을 보았느냐”는 큰스님의 말씀에 말없이 웃는 신돈의 미소에서 한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고통과 환희의 눈물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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