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심리학 - 심리학과 경제학의 새로운 만남
존 노프싱어 지음, 이주형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05년 10월
구판절판


업자들이 자기사업의 성공 확률을 다른 사람들의 그것보다 거의 두 배 높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자기과신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사람들은 자신이 결과를 통제하는 듯한 느낌이 들면, 더욱 깊숙이 자신과신에 빠져든다.
예를 들면, 동전던지기의 결과에 대해 돈을 거는 경우, 사람들은 동전을 던지기 전에 내기를 하면 돈을 더 많이 건다. 다시 말해 동전을 던지고 결과를 감춘 다음에 돈을 걸라고 하면, 보다 작은 금액을 건다. 반면에 동전을 던지기 전에 내기하면, 보다 많은 돈을 거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개입으로 동전던지기의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행동한다.
하지만 동전던지기의 결과를 통제한다는 생각은 분명 착각이다. 이러한 인식은 투자에서도 작용한다. 투자자들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이 다른 주식보다 실적이 좋을 것으로 믿는다. 그럴 만한 정보를 가진 것도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어떤 주식을 보유했다는 사실이 그 주식의 실적을 통제한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쪽

리처드 테일러와 에릭 존슨 교수는 95명의 경제학부 학생들에게 현금을 사용하여 두 단계의 도박을 하게 했다.

첫 단계에서는 학생들이 돈을 따거나 잃게끔 설계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학생들에게 도박에 참가할 것인지 여부를 물었다. 그들은 이 실험을 통해 '공돈 효과House-Money Effect'와 위험회피Snake-Bite 효과 및 '본전 찾기 효과trying-to-break-even effect'와 같은 편견을 밝혔다. 이 장에서는 이러한 편견들을 설명한다.
-.쪽

공돈 효과

사람들은 이득 혹은 이익을 얻고 나면, 위험을 보다 많이 부담하려 한다. 도박꾼들은 이런 감정을 '공돈House's Money'으로 즐긴다고 한다. 아마추어 도박자들은 큰돈을 따면, 그것을 순수한 자기 돈으로 생각지 않는다. 게임 상대방에게 딴 돈으로 도박할 때와 자기 돈으로 도박할 때, 여러분은 어느 경우에 위험을 많이 부담하겠는가? 도박자들은 도박으로 딴 돈을 자기 돈과 동일시하지 않기 때문에 마치 공돈으로 내기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방금 15달러를 땄다고 하자. 이제 동전던지기 내기에 4.5달러를 걸 기회를 가졌다. 돈을 걸겠는가?
경제학부 학생들의 77퍼센트가 내기에 돈을 걸었다. 15달러를 횡재한 직후에 대부분의 학생이 위험을 감수하려 했다. 반면에, 15달러를 따지 않은 학생들에게 동전던지기에 돈을 걸겠냐고 물었을 때, 41퍼센트만이 내기에 응했다. 학생들은 평소에 그와 같은 위험을 부담하려 하지 않았지만, 우발이익을 얻고 나자 선뜻 위험을 감수하려 했다.
-.쪽

위험회피 효과


사람들은 금전적 손실을 경험한 후에는 위험을 보다 적게 감수하려 한다. 예전에 돈을 잃은 적이 있는 게임에 부닥치면, 대체로 그 게임을 거부하려 한다. 첫 단계에서 7달러 50센트를 잃었던 학생들에게 동전던지기에 2달러 25센트를 걸겠느냐고 물었다. 이번에는 60퍼센트의 학생이 내기를 거부했다. 그들은 첫 게임에서 돈을 잃고 난 후, '뱀에 물린 것'처럼 위험을 회피하게 되었다.
뱀은 대체로 사람을 물지 않지만, 한 번 뱀에게 물린 사람은 아주 조심스러워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운이 나빠 돈을 잃은 후에 사람들은 계속 운이 나쁠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그들은 위험을 피한다-.쪽

본전 찾기 효과

돈을 잃은 사람도 항상 위험을 피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종종 손실을 만회할 기회에 달려든다. 첫 단계 게임에서 돈을 잃었던 학생들의 대부분은 동전던지기의 '배판 내기Double-or-Nothing'를 받아들였다. 실제로, 동전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고 얘기한 경우에도, 대다수의 학생이 배판내기에 걸겠다고 나섰다.
다시 말하면, 그들은 이길 확률이 50퍼센트를 밑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려 했다. 본전을 찾으려는 욕구가 위험회피 효과보다 더욱 강한 듯했다.
본전 찾기 효과의 다른 사례는 경마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여러 번의 경주에 돈을 걸었다가 참패한 후, 도박자들은 우승확률이 적은 말에 모험을 걸려고 한다. 배당률 15대 1은 2달러를 걸었다가 자신의 경주마가 우승하면 30달러를 받는다는 뜻이다. 물론 15대 1의 배당률을 가진 말이 우승할 확률은 희박하다. 우승 확률이 낮은 말에 돈을 거는 비중은 경마일의 종반으로 갈수록 점점 커진다. 도박자들도 경마일 초반에는 이런 위험을 감수하길 꺼린다.-.쪽

하지만 돈을 딴 도박자들(공돈 효과)이나 돈을 잃은 도박자들(본전 찾기 효과)은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려 한다. 돈을 딴 사람들은 공돈으로 도박한다는 기분으로 이런 위험을 택한다. 돈을 잃은 사람들은 본전을 찾을 호기라고 생각한다. 크게 돈을 따거나 잃지 않은 사람들은 이러한 위험을 부담하려 하지 않는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미국 재무부채권의 선물계약을 거래하는 전문적인 전업 트레이더(Proprietary Trader, 자기계산으로 단기증권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업자)를 살펴보자.
그들은 개장 시간 동안 위험 포지션을 취하고 시장조성 활동을 하면서 이익을 얻는다. 모든 포지션은 대개 폐장 무렵에 청산된다. 일일 이익에만 골몰하는 트레이더들이 오전에 손실을 보았다면 오후에는 어떻게 행동할까?
조슈아 코벌과 타일러 슘웨이는 1998년에 426명의 트레이더의 거래활동을 조사했다. 그들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오전에 손실을 본 트레이더들은 오후에 위험수준을 높여 손실을 회복하려 하였다. 더욱이 그들은 일반투자자들의 매매주문이 아니라 다른 전업 트레이더들과 거래하려 했다.
이러한 거래들은 대체로 손실을 초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것은 손실을 경험한 후에 투자자의 행동이 어떻게 변하는지 잘 나타낸다-.쪽

전통적 경제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일련의 행동을 결정할 때 현재 및 미래의 비용과 편익을 고려한다. 과거의 비용은 고려 요인이 아니다. 이러한 이론과 달리, 사람들은 미래에 관해 의사결정을 하면서 역사적 비용 혹은 회수불능 비용을 늘 고려한다.
이것을 매몰비용 효과라 한다. 매몰비용 효과는 몰입의 증대Escalation Of Commitment로서, "돈이나 시간 혹은 노력을 투자한 후에는 계속 추진하는 경향"으로 정의된다.-.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