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해외의 젊은 작가들이 서로 친구처럼 어우러져 잔치를 벌인다.
한국문학번역원은 ‘2006 서울, 젊은 작가들’ 페스티벌을 7일부터 13일까지 개최한다. 히라노 게이치로(일본), 야코프 하인(독일), 조엘 에글로프(프랑스) 등 외국작가 16명과
김연수, 천운영, 이만교 등 우리 작가 20명은 함께 봄나들이 가면서 문학에 대해 격의없는 의견을 주고받는다. 그동안 외국의 유명 작가를 초빙해 ‘한수 배운다’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과 전혀 다르다. 행사를 ‘포럼’이 아닌 ‘페스티벌’로 명명한 이유다.
축제에 참여하는 이국의 젊은 작가들은 1960년대 중반 이후 출생으로 명성보단 문학적 가능성이 돋보인다. 이번 행사의 목적은 각국의 거장이 될 이들에게 한국문화를 친숙하게 해 장차 우리 문학이 세계로 뻗어나갈 때 도움을 얻자는 것이다.
축제 조직위원장 박성창 교수(서울대 문학과)는 “국내외 작가들 사이의 완성도 높은 의사소통에 의의를 둔다”며 “축제기간 한국 작가와 친분을 쌓은 해외 젊은 작가들이 훗날 한국 문학의 대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일인 8일과 9, 12일에는 한국 작가와 외국 작가 6∼7명이 섞여 원탁에 둘러앉아 ‘문학에 있어서 새로움이란 무엇인가’를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10, 11일에는 경상도 영주와 안동에서 서예 실습, 다도, 선비촌 입주 등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부석사의 타종식을 참관한다. 마지막날 뒤풀이는 홍대 앞 라이브클럽에서 시인 성기완이 속한 록밴드 ‘
3호선 버터플라이’가 장식한다.
초청 작가들을 한국에 알리는 행사도 동시에 진행된다.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는 작가 9명의 소설집 ‘눈을 뜨시오, 당신은 이미 죽었습니다’(강 발행)가 이미 출간됐다. 폴란드 출신 올가 토르카축이 쓴 표제작을 비롯해 마르셀로 비르마헤르(아르헨티나), 마리오 데지아티(이탈리아) 등 다국적 단편이 실려 있다. 이 중 마르셀로 비르마헤르는 8일 첫 소설집 ‘유부남 이야기’ 국내 출간에 맞춰 기자간담회를 연다. ‘일식’으로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히라노 게이치로도 소설집 ‘센티멘털’(문학동네) 출시를 기념해 9일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팬 사인회를 마련한다.
한국문학번역원 윤지관(52) 원장은 “해외 작가들과 간헐적인 교류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해외 작가 20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는 처음”이라면서 “축제의 성과에 따라 매년 혹은 격년으로 정례화해 교류의 장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또 “이번 축제를 계기로 교환 체류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해 작가들 간의 유대감을 더욱 높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