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정형모] 가로세로 세계사

이원복 글·그림, 김영사,

236쪽, 1만1900원

가로 5㎝, 세로 4.7㎝. 이 작은 직사각형이 그의 무대다. 성냥갑만한 크기라고 비웃지 마시라. 세계 각국의 역사와 문화와 사람들의 삶이 그 속에서 술술 흘러나오고 있으니. 이원복(60) 덕성여대 산업미술학과 교수. '먼나라 이웃나라'시리즈로 교양만화의 새 장을 개척한 그다.

지난해 1월 총 12권으로 20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 지은 그가 1년여 만에 신간을 들고 돌아왔다. '먼나라 이웃나라'의 속편 격인 '가로세로 세계사'다.

전작이 미국.일본.유럽 등 잘 사는 나라를 둘러보고 우리도 그렇게 한번 살아보자는 의도를 담은 강대국 위주의 세계사였다면 신작은 동유럽.아시아.아프리카 등 나머지 반쪽의 세계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권 '발칸반도, 강인한 민족들의 땅'에서는 민족주의를 집중 조명했다.

그리스.루마니아.불가리아의 분쟁의 역사를 각종 자료와 답사를 통해 느낀 경험을 녹여 정리했다.

페이지마다 직사각형 12개가 촘촘하게 만들어내는, 그 속을 꾹꾹 눌러 채운 정보의 양은 여전하다. "그냥 죽 훑어볼 수 있는 책은 만들고 싶지 않다"는 각오 때문이다.

백인의 시각으로 보는 세계사가 아닌, 우리의 관점에서 따지고 분석하려는 저자의 시도가 가슴에 와닿는 요즘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