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지우려 하는 한 여자가 있다. 사랑의 상처 때문에 새로운 사랑을 믿지 못하는 그녀였다.

종영된 KBS TV 드라마 ‘굿바이 솔로’의 영숙(배종옥)처럼 그녀는 자신의 어린 시절 환영을 본다. 꼬마아이(자신)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맨홀에 빠져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이 기묘한 이야기는 <어떤 그리움>(샘터사. 2006)의 줄거리다.

주인공 ‘나’는 어린 시절 시공간에서 어머니와 아버지, 동생, 친구들을 만난다.

문구점에서 곰인형을 들고 달아나던, 자신을 괴롭히던 동네 친구들에게 맞서던, 엄마에게 늦잠을 자다가 꾸지람을 듣던 순간에 도착해 지난과 마주하게 된다.

맨홀에 다시 빠져 현실 속으로 돌아온 여자에게 두 번째로 만난 남자는 “당신을 계속 지켜주고 싶어요. 그래도 되나요?”라는 따뜻한 말을 건넨다. 여자는 ‘굿바이 솔로’의 인물들처럼 자신도 이해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난 그제서야 깊은 상처에서 걸어 나온다.

"언제나 그랬듯 난 문제가 일어난 곳에서 도망갈 변명거리부터 먼저 찾았다. 그 약한 마음이 나중엔 상처로 돌아올 수 있음을 시간이 지난 후에 알게 되었어도 여전히 난 변하지 않았다. 그렇게 걱정만 먼저 앞세우는 사람, 그게 나였던 것이다"

풍부한 감성의 문체와 아름다운 삽화를 그려낸 이는 박은영 씨다.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한 저자는 `솔구름미디어존`이라는 애니메이션 제작사를 만들어 방송물 애니메이션 등의 영상물을 만드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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