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 대부에서 왕의 남자까지 영화 속 명장면 명대사
이보아.장상용 지음 / 열대림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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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사랑 이야기는 시공을 초월해 영원히 우리 가슴에 남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이를 '카타르시스'라고 표현했다. 우리는 왜 사랑의 비극에 열광하는 것일까.
눈여겨 볼 것은 이야기를 '영원'으로 끌고가는 구조다. 얄궂게도 행복까지 딱 한 뼘 남겨놓고 두 사람에게 죽음을 맞게 해야 사랑의 비극이 밀도 있게 완성된다. 잔인하지만 효과는 만점. 작고한 만화가 박봉성은 이런 말을 들려준 적이 있다. 마음이 약해 초창기엔 주인공을 절대 죽이지 못했는데, 후에 독한 맘 먹고 주인공이 죽는 비극을 그렸더니 책이 훨씬 더 잘 팔렸다고. 퓌라미스와 티스베가 밀회 장소에서 만나 어느 낯선 바닷가로 도망쳐 잘 먹고 잘 살았다면 이야깃거리도 안된다. 여기에 사자 한 마리를 풀어넣어 모두의 바람인 해피엔딩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린다. 아슬아슬하게 꼬이도록 하는 플롯이 중요하다. 한 가지 더, 주인공들은 최대한 천상의 사람처럼 묘사되어야 한다.

=>죽음을 통해서만 사랑이 완성된다고 믿기 때문인것 같아요.-.쪽

여주인공을 가장 아름다울 때 죽여서 오래도록 감동을 자아내는 방식은, 섬뜩할지 모르지만 일본인들이 회를 뜨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생선회로 유명한 일본은 고급 생선의 경우 가장 싱싱할 때 죽여 피를 빼낸 후 얼음에 재워 옮긴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물고기가 죽기는 하지만 살아 있을 때의 육질을 비교적 온전하게 유지할 수 있다. 육질이 아주 탱탱하기보다는 약간 이완된 채로. 회라는 요리가 잔인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맛을 내듯, 여주인공의 죽음에서 불멸의 아름다움을 찾는 방식 역시 인간들이 즐기는 비극의 미학은 아닐지.-.쪽

"일평생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한 자루의 초가 평생 동안 탈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러시아 소설가 레프 톨스토이의 말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사랑이란 화사한 봄날처럼 잠시 찾아왔다가 어느 순간 사라져버리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과 누가 뭐래도 사랑은 영원하다고 굳세게 믿는 사람이 그것이다. 전자는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하며 사랑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주장이어서 일견 그럴 듯하며, 후자는 모든 것이 변할지라도 사랑의 절대가치만큼은 영원불멸하다는 숭고한 논리를 펴므로 한편 타당하다.

톨스토이의 명언(?)은 사랑의 가치를 믿는 사람들에겐 절망적인 말일 텐데, "사랑은 시간이 흐르도록 하고, 시간은 사랑이 지나가도록 한다"는 프랑스 속담이나 "첫사랑의 마법은 언젠가는 그 사랑이 끝난다는 것을 모르도록 한다"는 영국 시인 벤자민 디즈레일리의 말은 담담하게 받아들인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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