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이야기를 만들어 주는 술이다. 한 병은 혼자 마시기에는 벅찬 양이지만 그렇다고 이미 딴 와인을 오랫동안 보관할 수도 없다. 와인이 공기와 닿으면 산화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함께 마실 사람이 필요해지고, 적당한 알코올은 대화를 부드럽게 해준다. 와인은 이야기가 있는 술이기도 하다. 포도 품종에 따라 맛이 달라지고 생산 지역과 양조장에 따라 다른 특성을 지니고, 어느 해의 포도로 담갔느냐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니 와인 한 병을 놓고도 할 얘기가 많다. 같은 이유로 초심자들이 좋은 와인을 골라내기란 쉽지 않다.

어떤 와인이 좋은지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책에 나온 와이너리(양조장)에서 생산된 와인이라면 믿을 만하다. 저자는 500여곳의 와이너리를 직접 방문하고 그 중 8곳을 꼽아 역사와 방문기를 책으로 엮었다. 로마 시대부터 와인을 생산해온 전통적인 와인 명산지인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샤토 무통 로칠드’와 ‘샤토 라피드 로칠드’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와이너리다. ‘메종 루이 라투르’와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는 한 가지 품종의 포도만으로 고집스럽게 맛을 지켜 나가는 부르고뉴를 대표한다. ‘샴페인’을 생산하는 샹파뉴 지방의 와이너리 ‘모엣 샹동’과 ‘루이 로드레’도 빠질 수 없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와 피에몬테 지방의 ‘안티노리’와 ‘가야와 라 스피네타’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와이너리다. 나열된 와이너리에서는 최고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지만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들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최고급 와인을 맛보기 위해서는 책값과는 비교할 수 없는 거금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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