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제음악은 대상을 묘사하는 음악이다. 자연현상이나 이야기의 줄거리, 심리현상 등을 음악을 통해 표현한다. 동화에는 수많은 이야기와 등장인물이 담겨 있다. 표제음악과 동화가 만나면 내용과 감정이 전달되는 힘에도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
이번에 나온 음악 그림 동화 시리즈는 청각과 시각에 대해 동시진행형으로 다가온다. 엄마가 아이에게 동화를 읽어 주며 호랑이의 ‘어흥∼’ 하는 소리를 흉내내는 것과 어린이 뮤지컬의 가운데 쯤에 자리 잡고 있는 책이다. 어린이 책으로 음악과 이야기의 결합이 들어온 셈. 쉽게 접하기 힘든 뮤지컬이나 발레 공연을 보러 가지 않더라도 집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여유로움도 있다.
시리즈의 첫 권은 주인공을 둘러싼 자연현상과 동물들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를 담은 ‘
피터와 늑대’다.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가 1936년 만든 곡과 이야기에 그림을 덧입혔다. 작곡자는 곡을 만들면서 본인이 구상한 내용을 직접 글로 남겼다. ‘피터와 늑대’는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도 나온다. 책장을 넘기며 음악 CD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다보면 간결한 그림과 늑대, 오리, 작은 새 등을 묘사한 악기들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용감한 피터가 작은새와 함께 오리를 잡아먹은 늑대를 잡아 동물원에 보낸다는 내용.
 |
음악 그림 동화 시리즈 |
다음 권은 ‘
백조의 호수’(차이콥스키)다. 세계 3대 고전 발레로 불릴 만큼 슬프고 아름다운 줄거리가 어린이를 위해 다듬어졌다. ‘백조의 호수’는 책만으로도 하나의 완성된 그림책이다. 차분히 가라앉은 색조의 그림이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와 해피엔딩을 돋보이게 해준다. 덕분에 원곡의 아름다운 선율과 이야기가 마치 발레를 감상하는 듯 진행된다.
셋째 권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
마술피리’. 백조의 호수가 차분하고 아름다운 반면 마술피리는 경쾌하고 화려하다. 지면을 가득 채우는 화려한 그림이 보는 즐거움을, 내용 전개에 맞춰 표시된 곡명이 듣는 즐거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