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사 관통 이병주 전집 발간


좌우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오로지 문학으로 시대를 이야기했던 작가 이병주(1921~92)의 전집(전30권·한길사)이 출간됐다.

전집은 ‘관부연락선’(전2권), ‘지리산’(전7권), ‘행복어사전’(전5권), ‘산하’(전7권), ‘그해 5월’(전6권) 등 이병주의 대표적 대하소설과 데뷔작 ‘알렉산드리아’를 포함한 중·단편을 실은 3권으로 구성돼 있다.

이병주는 교사, 강사, 언론인, 감옥생활 등을 거쳐 44세에야 등단했음에도 죽을 때까지 단행본 80여권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작품을 남겼다. 19세기 말 개화기에서 80년대 ‘제5공화국’에 이르기까지 그의 소설은 100여년에 걸친 한국 현대사를 관통한다.

‘관부연락선’은 신탁통치 문제가 제기되던 시대를 배경으로 소설가가 본문에서 표현했듯 “답답한 정세 속에서 가능한 한 양심적이며 학구적인 태도를 가지고 살아가려고 한 진지한 한국청년의 모습”을 그린 소설이다.

작가는 해방공간의 좌우익 갈등 속에 지식인들이 어떻게 처신해야 옳았는지, 신탁통치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판단을 내려야 했는지 물음을 던진다.

그리고 젊은 나이에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해야 했던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시대가 빚어낸 아픔을 어루만진다.

빨치산 이야기를 다룬 ‘지리산’은 이병주의 대표적 대하소설로 사실적 묘사와 방대한 스케일로 한국문학사에 큰 의미를 남긴 작품이다. 이 소설로 작가는 ‘과거 빨치산으로 활약했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그해 5월’은 박정희 정권 18년을, ‘행복어사전’은 70년대 암울한 사회상을 나약한 소시민의 눈으로 통해 그려나간다.

한편 지난해말 진보·보수 양 진영의 문학인, 언론인, 정치인이 참여해 발족시킨 이병주기념사업회(공동대표 김윤식·정구영)는 이번 전집 출간을 기념해 다음달 3일 오후 6시30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이병주 문학의 밤을 개최한다.

이병주기념사업회는 그 외에도 이병주문학 독후감 공모, 이병주문학상 제정, 경남 하동과 부산을 무대로 한 이병주국제문학제 개최 등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면서, 이병주를 매개로 한 범국민적 책읽기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