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피카소의 그림처럼 하나인듯 둘인 그림과 붉은 색의 책 일러스트가 눈에 띄어서 선택한 책이예요.때론 책속의 내용도 작가도 모른채 그냥 그렇게 책을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솔직히 아무런 정보도 없었기 때문인지 이 책이 훨씬 재미있더군요.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단편집같은 그러나 크게는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고 있는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어요. 각각의 에피소드에 주인공이 달리해서 하지만 서로 연결된 고리로 각자의 시선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어쩜 지금 우리 생활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라라피포'라는 아무런 뜻도 없는 듯한 제목이 이 책을 읽으면 그 제목의 의미를 알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을 유발시키더군요. (책을 읽으면 의미를 찾으실수 있는데 조금은 허무하고 조금은 신선한 느낌이 들더군요.)
What a fool believes 32살의 프리랜서 남자 기자 스기야마 히로시, 명문대 출신이지만 대인공포증을 가진 인물입니다. 우연히 윗층에 들려오는 윗층남자와 여자의 섹스 소리에 점점 집착을 보이다가 결국 스스로 변태 관음증환자가 되어버리게 됩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비계살만큼 사유리를 혐오하지만 그런 사유리를 안고 있는 그 자신이 더 혐오스러울 뿐이지요.
Get up, stand up여자를 등쳐먹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23살의 남자 건달 구리노 겐지, 카바레 클럽 스카우트 맨이자, 스기야마 히로시의 윗층 남자이기도 하지요. 자신의 생계를 위해서 길거리에서 만난 여자들을 설득하고 어떻하면 더 많은 돈을 벌까 궁리하는 사이에 자신도 모르게 이상한 관계에 개입되며 이야기가 꼬이게 됩니다.Light my fire 권태로운 일상에서 탈출해 에로 배우로 거듭난 43살의 아줌마 사토 요시에. 엔딩이 좀 엽기적이지만 어느정도 예상했던 결말이긴 해요. 결국 그녀는 자신의 꾀에 자신이 넘어간 꼴이 됩니다.Gimmie shelter 남의 말을 절대로 거절 못하는 소심남 26세의 아오야나기 고이치. 솔직히 주위에 너무 소심한 사람들 보면 왠지 더 음침한 느낌이 들어요. 스스로 큰소리를 못내다가 결국 큰일을 내지요. 물론 이번에도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흘러가버렸지만서도 말이죠.
I shall be released 한때는 순수한 문학청년이었던 대머리 52살 아저씨 사이고지 게이지로. 순수했던 사람이 어떻게 몰락해가는지 보여주는 에피소드입니다. 원래 하얀 백지가 더 빨리 더렵혀지듯이 말이지요.
Good vibrations 폭탄이라 불리는 못생긴 뚱땡이 28살 여자 다마키 사유리. 결국 이야기는 뫼비우스 띠처럼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처음 히로시의 이야기를 읽었을때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녀의 시각에서 다시 바라보는 이야기는 즐겁네요. 이 소설의 가장 재미있는 그리고 통쾌한 에피소드라 말할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