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간관계는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한다. 수많은 연인과 친구들이 상대방을 자기 생각대로 이끌어 가려다가 위기를 맞곤 한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관계 유지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 책은 앞뒤가 없다. 관계에서 양쪽 모두 입장이 존중돼야 한다는 지은이의 강한 의지가 드러난다. 책의 주인공은 따끔이(고슴도치)와 찍찍이(생쥐)다. 따끔이와 찍찍이는 양쪽 표지에 홀로 모습을 드러낸 주인공이다. 걱정스런 얼굴의 따끔이와 뭔가를 찾고 있는 찍찍이.

따끔이는 찍찍이와 둘도 없는 친구사이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바로 따끔이의 가시. 찍찍이가 지신의 가시에 찔리는 것이 따끔이는 못내 안타깝고 미안하다. 결국 따끔이는 찍찍이를 위해 우정을 포기하고 떠나버렸다.

반대편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찍찍이는 따끔이와 함께 지내는 것이 너무 재미있고 신난다. 가끔 가시에 찔리기는 하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갑자기 사라진 따끔이를 찾아 찍찍이는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개미들이 따끔이의 존재를 알려왔다.

다시 만난 따끔이와 찍찍이. 따끔이가 가시 때문에 떠난 것을 알고 찍찍이는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우정을 보여준다. 서로 조심하기로 하고 둘은 전처럼 친한 사이로 돌아간다.

따끔이가 떠난 한 가지 사건이지만 책의 양 끝에서 시작돼 전개되는 줄거리는 전혀 다르다. 찍찍이에게 미안해 떠나는 따끔이와 떠나버린 따끔이만 걱정하는 찍찍이. 앞뒤 없는 책은 이 같은 내용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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