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청초한 느낌을 주는 여자였다. 요즘 세상에 검은 머리라니, 묘하게 마음을 끌어당겼다. 지난 밤 남자의 품에 안겼다는 기색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여자는 태연하게 차표를 샀다. 여자는 모두 이런가. 싫다고 거절하다가 남자에게 몸을 주고 하룻밤만 지나면 이렇게 잊어버리는가. 갈 곳 없는 분노가 가슴속을 마구 헤집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어젯밤 즐거웠어? 하고 물어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그러면 여자는 대체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렇지만 생각만 하고 실행은 하지 않았다. 변태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히로시는 돌아와서 다시 자위행위를 했다. 이번 여자에게는 '가오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럼 계속 황홀한 표정을 지으리? ^^-.쪽
"어떡해? 우선 카바레 클럽부터 시작해볼까?" "음……." 도모코는 생각에 잠겼다. "그래요. 조금만 변신해볼게요. 이 나이가 지나면 경험해볼 수 없는 일이고. 좀 그런다 싶으면 일정한 선을 그으면 되겠죠. 예를 들어 에르메스의 케리 백을 살 때까지만 일하고 그 후에는 깨끗이 손을 씻는다든가……." 케리 백을 손에 넣으면 다음은 티파니의 반지다. 인간은 그런 동물이다.
=>가끔 나도 신랑에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야기한다. 큰 선물 필요 없어, 그냥 작고 반짝이는거 하나면 돼...^^;;-.쪽
'올바른 쓰레기 처리방법'이라는 전단지였다. 불에 타는 쓰레기, 음식 쓰레기, 대형 쓰레기 등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그림으로 설명해놓은 안내서였다. '동물사체'를 처리하는 방법도 나와 있었다. 한 마리가 25킬로그램 이상인 사체는 청소회사가 유료로 수거해 간다고 한다. 2층에 있는 저것은 과연 '동물사체'에 포함되는 걸까. 바짝 말라서 25킬로그램도 안 나갈 것이다.-.쪽
백인과 부딪쳤다. 레이디 퍼스트 예절을 가진 나라의 남자답게 이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쏘리, 하고 사과한다. 사유리는 가볍게 고개를 숙여 답례한다. "라라피포" 백인은 어깨를 으쓱하며 허밍하듯이 말했다. "라라피포?" "도쿄, 사람 넘 만아." 백인은 어색한 일본어 발음으로 말했다. 아, 그 말이었다. 'A lot of people.' 발음이 너무 빨라서 '라라피포'라고 들렸던 거다.
=>제목에 된 이유. 처음엔 라라피포에도 무슨 뜻이 있는줄 알았어요.-.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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