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측천무후’에서 탐욕적이지만 지혜롭고, 풍요롭지만 외로웠던 중국 여황제의 삶을 시적으로 그려 낸 중국계 프랑스 작가 샨사의 신작 소설 ‘음모자들’(현대문학)이 번역돼 나왔다.

분류상 스파이 소설에 가깝지만 저자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액션과 음모, 계략 대신 스파이들의 인간적 고뇌와 사랑, 자유에의 열망 등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긴 흑발, 도도한 표정의 주인공 아야메이는 1989년 ‘천안문 사태’를 주도한 민주화 운동의 선봉자였으나 지금은 중국 정부에 포섭돼 프랑스에서 스파이로 활동하고 있다.

어느날 뤽상부르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그녀의 스튜디오에 키 190㎝, 탄탄한 근육질의 미국인 조나단이 이사온다.

그는 다국적 기업의 컴퓨터 엔지니어로 행세하지만 사실은 아야메이에게 접근해 정보를 캐내는 임무를 맡은 미국 CIA 요원이다. 조나단은 이사온 날부터 목표물인 아야메이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서서히 접근, 결국 그녀의 세계를 침범한다. 하지만 오랜 기간 스파이로 살아온 아야메이는 처음부터 조나단의 정체를 눈치채고 있었다. 서로를 이용하는 아야메이와 조나단.

그러나 아무에게도 의지할 수 없는 스파이의 숙명적 외로움을 잘 아는 두 사람은 서로에게 진짜 사랑을 느낀다. 사랑은 거짓된 삶에 영혼과 진정성을 되돌려줄 수 있지만 대신 목숨을 요구한다.

72년생인 젊은 작가 샨사는 9세 때 이미 첫 시집을 출간, ‘문학 신동’ 소리를 들었다.

90년 정부 장학금으로 파리로 유학을 떠났으며, 97년 프랑스어로 첫 소설 ‘천안문’을 썼다. 이어 ‘버드나무 네 가지 삶’ ‘바둑 두는 여자’ ‘측천무후’를 잇달아 내놓으며 촉망받는 작가 반열에 올랐다. 다음달 8~13일 ‘2006 서울, 젊은 작가들’ 행사에 초청작가로 처음 내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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