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23 개봉 / 18세 이상 / 121분 / 드라마,멜로 / 한국

감 독 : 박 진표

출 연 : 전 도연(은하), 황 정민(석중), 서 주희(규리), 윤 제문(재호), 류 승수(철규)



드디어…서른 여섯 살 노총각 인생에 사랑이 찾아왔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기를 꼬박 손꼽아 기다리기 서른 여섯 해. 천사 같은 그녀가 스쿠터를 타고 제 곁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사람들은 그녀가 서울에서 갓 내려 온 다방 아가씨라고 합니다. 차 배달도 나가고 다른 남자들과 술도 마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틈만 나면 그녀를 보러 다방으로 달려갔습니다. 장미꽃과 갓 짠 우유를 그녀에게 선물했습니다. 그녀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에 난생 처음 티켓을 끊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사랑 따위는 필요 없다 합니다.


그녀는 절 쉽게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사랑 따윈 필요 없다며. 그러던 어느 날, 저는 우연히 그녀의 눈물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녀도 사실은 사랑 받으며 행복하게 살고 싶어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그 눈물을 씻어줄 수 있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날, 저는 용감하게 마음을 고백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내 진심을 받아주었습니다.



그녀와 함께 있으면 세상 모든 걸 가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행복한 순간이 영원할 줄 믿었던 것도 잠시, 그녀에게 잊지 못할 과거가 찾아왔습니다. 혼자 힘들어 하는 그녀를 위해 전 재산인 젖소 목장이와 통장 5개를 처분했습니다. 이제, 우리 사랑에 더 이상의 장애는 없을 거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녀가 편지 한 통만 남긴 채 제 곁을 떠났습니다. 행복하게 살라고. 미안하다고. 며칠 후, 저는 그녀가 에이즈에 감염되었다는 청천벼락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아플 까봐 너무나 걱정이 됩니다. 내가 곁에 있어주어야 하는데.



모두 그녀를 포기하라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녀를 끝까지 지킬 겁니다.


가족도, 친구도, 세상도 모두 그녀를 찾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녀 없으면 한시도 살 수 없습니다. 죽을 때까지, 아니 죽어서도 그녀를 지켜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제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



1. 사랑은, 지켜져야 운명이 됩니다.

몇 년 전, 박진표 감독은 신문 귀퉁이에 나온 기사 한 줄에 모티브를 얻어 사랑이야기를 시작했다. 꿈 많은 시골 노총각 석중의 사랑은 그녀가 다방 레지라는 사실도, 그녀의 AIDS라는 병도, 그녀의 과거도, 현실의 장벽들도 아랑곳 하지 않고 끝까지 변함없다. 연애는 밀고 당기는 게임이 되어버리고 결혼도 사랑보다 조건이 중요시 되는 요즘, 여전히 우리들의 마음 속에 남아있는 그 '사랑'에 대해 박진표 감독은 새로운 정의를 내린다. "운명적인 사랑이란 단지 만나는 것이 아니라 지켜내는 것입니다."



2. 우리들이 밀어낸 사랑, 이제… 모두가 축복해 줄 사랑.

데뷔작 <죽어도 좋아>에서 70대 노인의 사랑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가진 사랑에 대한 통념을 깨부수었던 박진표 감독이 만드는 진한 사랑이야기 <너는 내 운명>. 시골 노총각과 다방 레지가 만나 나누는 사랑은 얼핏 '못난 사람들'의 사랑이야기이다. 통념만 가득하고, 그것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세상 사람들에 익숙한 극중 은하 (전도연 분)도 이렇게 말한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사랑만 가지고 사랑할 수 있는줄 아세요? 순진하게…." 이들에겐 흔히 말하는 돈도, 명예도 없지만 그 때문에 더욱 사랑 하나만 보고 사랑한다. 하지만 왜 이들의 사랑은 이렇게 힘들까? 그것은 바로 우리의 편견, 그 편견이 휘두르는 폭력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세상 끝으로 밀어낸 그들의 용감한 순애보는 오히려 우리를 눈물짓게 한다. 그리고 박진표 감독의 바람처럼 우리들은 그들의 진한 사랑을 축복해 주게 될 것이다.

3. 진짜 연기의 맛을 보여드립니다!

주연인 전도연, 황정민 이외에도 영화 <너는 내 운명>에서 다양하고 재능 있는 배우들을 한자리에 만나볼 수 있다. 석중의 어머니 역할에는 나문희가 등장하고 석중의 친구들인 삼노총엔 감초 연기 전문 류승수와 연극뿐 아니라 영화에서도 믿음직한 연기를 보여주는 윤제문이 출연한다. 은하의 다방에서 함께 일하는 서주희와 고수희 또한 연극계의 스타에서 영화계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배우들. 그리고 김부선이 자신의 딸과 우정 출연하고 보건소직원 역의 김상호와 기자로 등장하는 백종학의 모습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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